슬로바키아 수출 기대한 FA-50 앞에 강력한 '라이벌' 출현

2025-04-25

[비즈한국] 슬로바키아가 조종사 양성을 위한 고등훈련기 교체 사업 기종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을 검토하는 가운데, 체코의 L-39 스카이폭스 도입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L-39 스카이폭스는 KAI의 T-50이나 FA-50보다는 한 단계 아래급 훈련기지만, 체코 대통령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유럽 현지 생산이라는 이점으로 유력한 경쟁 기종으로 떠올랐다.

25일 슬로바키아 언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국방부는 체코가 개발한 L-39 스카이폭스 12대를 대당 약 1000만 유로(163억 원)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슬로바키아는 L-39 고등훈련기를 운용해왔으나 이 기종이 냉전 시절 개발된 구형 기체여서 이를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2018년 미국 록히드마틴과 18억 달러(약 2조 5800억 원) 규모로 F-16V 14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반도체 칩 부족 등의 이유로 도입 일정이 2년 이상 지연됐다. 이로 인해 실제 인도는 지난해에야 시작됐으며, 러시아산 전투기를 미국산으로 교체함에 따라 조종사 훈련 체계도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고등훈련기 교체 필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체코의 L-39 스카이폭스는 다목적 훈련기로, 첨단 항공전자장비를 탑재해 훈련뿐만 아니라 경전투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기존 L-39 알바트로스를 개량한 아음속 제트기라는 단점은 있지만 경제성과 실용성 면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특히 F-16, F-35, 그리펜 등 4·5세대 전투기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첨단 조종석과 가상훈련시스템(VTS)을 갖춰 실전과 유사하게 훈련이 가능하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최근 L-39 스카이폭스를 직접 체험하며 4G의 중력가속도를 경험한 뒤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그는 “체코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입증하는 사례이며,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A-50의 슬로바키아 수출 가능성은 이미 2021년에 언급됐다. 당시 KAI는 슬로바키아 국영 방산업체 LOTN과 FA-50 수출을 위한 산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2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IDEX 2025 방산전시회에서는 슬로바키아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FA-50 도입을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L-39 스카이폭스 도입 검토 보도가 나오면서, FA-50은 가장 강력한 경쟁 기종과 마주하게 됐다. 최근 로버트 칼리나크 슬로바키아 국방장관은 체코 AERO 보도호디 본사를 방문해 스카이폭스에 관심을 표명하고 체코-슬로바키아 국방 협력 강화를 언급했다.

다만 슬로바키아 인접국 폴란드가 FA-50을 48대 도입한 것은 KAI에 유리한 점이다. 폴란드를 유지보수 및 정비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T-50의 이스라엘 수출을 추진할 때 지중해에 근접한 이탈리아의 M-346이 후속 군수지원에서 우위를 점해 우리가 밀렸는데, 그때와 정반대 상황이다.

FA-50은 조종계통 및 계기 구성이 F-16과 유사해 F-16과 F-35 운용 훈련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폴란드 공군은 FA-50의 F-16 유사성이 기종 선택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FA-50 역시 훈련과 경공격 임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며, 체코처럼 정부와 업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사업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핫클릭]

· '바다 위의 드론' 무인수상정 둘러싼 불꽃 경쟁, 방산 3사 전략은?

· '마약과의 전쟁' 선포한 에콰도르, 한국산 해군 무기 찾는다

· 한화오션, 폴란드 잠수함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 위해 장보고함 임대 검토

· '파면' 후 방산업계 다시 활기, 차기 정부가 당장 풀어야 할 숙제는?

· 트럼프발 상호관세, 국외 무기구매 사업에 직격탄 될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