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은행들의 고객유치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권은 400조원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수익률 관리 강화와 디지털 전용 상품 확대 등 전방위적 전략을 내세우며 고객 확보전에 나서고 있어 퇴직연금 전략이 향후 시장 지형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말 대비 49조300억원 증가한 431억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9년 221조2000억원으로 2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3%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실제 2020년 255조5000억에서 2021년 295조6000억원, 2022년 335조9000억원, 2023년 382조4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은행권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은행권에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손쉬운 이자장사' 영업에서 벗어나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면서 은행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이자이익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은 장기 고객 확보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퇴직연금 부문을 중점 사업으로 설정해 저마다 특정 부문에서의 우위를 강조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이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형) 부문에서 15년 연속으로 적립금 규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AI 기반 자산관리를 통해 고객별 투자 목적과 상황에 맞춘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에 특화돼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 향상을 위한 'AI 투자 일임 서비스'와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자산관리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50조원을 돌파했다. 신한은행 퇴직연금 적립금은 50조1985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투자형 상품에 대한 고객 수요 증가에 따라 상장지수펀드(ETF)·타깃데이트펀드(TDF) 상품 공급을 꾸준히 늘려왔다. 현재 은행권 가운데 가장 많은 216개 ETF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퇴직연금 ETF 적립금은 전년 대비 244%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적립금 50조원 돌파를 기념해 IRP 수수료 면제 대상을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은행권에서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규모 1위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9월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44조108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조8349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성장 배경에는 대면과 비대면을 아우르는 고객 맞춤 서비스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은 '움직이는 연금 더드림 라운지'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일임 서비스' '카카오톡 구독형 투자 포트폴리오 제공' 등 디지털·접근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고객을 확보하고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퇴직연금 부문이 전략 사업으로 부상있다"며 "은행들은 수익률 강화와 디지털 전용 상품 확대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고객 확보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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