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고달픈 바이든…암 투병하며 정치 유산 지키기 안간힘

2025-05-24

퇴임 후 고달픈 바이든…암 투병하며 정치 유산 지키기 안간힘

손주들에 물려줄 재산 필요하지만 오바마보다 낮은 강연료에도 부르는 곳 적어

대통령 도서관 건립비 모금도 난항…트럼프는 이미 수백만달러 확보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앙숙 관계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백악관 재입성을 막고자 했던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희비가 극명히 갈리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대통령직을 이용해 더 많은 부를 쌓아가고 있지만, 바이든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암과 투병하며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지키려고 고전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퇴임 당시만 해도 역대 전직 대통령들이 해 온 것처럼 자기 이름을 딴 대통령 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고, 회고록을 작성하며, 순회강연에 나서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재임 기간 인지력 저하와 건강 악화를 숨겨왔다는 폭로가 잇따르면서 반세기 정치 인생의 정점이 돼야 했을 대통령 임기가 논란으로 얼룩질 위기에 처했고, 그는 최근 말기 암 진단까지 받았다.

도서관 건립 비용 모금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후원자들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차세대 민주당 리더의 집권을 위한 가교 구실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생각해 지갑을 쉽사리 열지 않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작년 나이가 너무 많다는 우려에도 재선 도전을 고집했다가 당 안팎의 압박에 대선 후보직을 사퇴했으나 이미 때를 놓쳐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 소식통은 또 보통 후원자들이 최소 몇 년은 전직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도서관 건립 비용을 대지만, 바이든의 경우 암 때문에 그 기간이 훨씬 짧을 수 있어 후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인기가 많은 전직 대통령은 퇴임 후 고액 강연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지만,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조차 여의찮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강연료는 30만∼50만달러 수준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낮지만, 아직 그를 부르는 곳이 많지 않다고 한다.

일부 기업과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여움을 살만한 정치인을 부르는 것을 주저한다고 한 소식통은 WSJ에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들과 달리 손주들에게 남길 재산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장남 보가 2015년에 46세의 나이에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고, 차남 헌터는 다섯 자녀를 두고 있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전 대통령이 손주들의 재정적 부담을 일부 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WSJ에 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첫해에 이미 도서관 건립 비용을 많이 확보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과 사위 마이클 불로스는 도서관 건립 비용을 모금하기 위한 비영리단체 설립을 최근 플로리다주에서 신고했다.

NYT는 신설 비영리단체가 곧 메타와 ABC뉴스로부터 수백만달러를 받게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타가 트럼프 지지자의 의회 폭동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폐쇄했다는 이유로 2021년 소송을 제기했고, 메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 1월 2천500만달러를 주기로 하고 합의했다.

A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 관련 보도로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고,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과 1천500만달러에 합의했다.

두 회사 모두 합의금을 도서관 건립 비용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계속되는 이해충돌 논란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와 해외 투자사업 등을 추진해 큰 재산을 축적하면서 대통령직을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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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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