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이그니오 인수·유상증자 논란 격화

2025-01-08

영풍-MBK, 거래 투명성·보수 체계 문제 제기

금감원, 고려아연 경영진 부정거래 혐의 검찰 이첩

고려아연, "통계 왜곡·여론전 흠집 내기"

고려아연 "임직원 연봉 업계 최고 수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이그니오 홀딩스(Igneo holding) 인수 거래 의혹과 유상증자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윤범 현 고려아연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파트너스는 거래 투명성과 임원 보수 체계를 문제삼으며 최윤범 회장을 압박했다. 금융감독원은 최윤범 회장 측 유상증자 시도의 위법성을 검토한 결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혐의로 고려아연 경영진을 검찰에 이첩했다고 8일 밝혔다. 반면 고려아연은 "통계 왜곡과 여론전을 통한 흠집내기"라고 규정하며, 회사의 장기적 성장 비전과 경영 투명성을 강조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2022년 고려아연이 미국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를 인수한 사실과 관련, 거래 구조와 그 내용에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매도자와의 관계를 명확히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고려아연이 설립 2년도 안 된 신생기업을 초기 자본의 100배 이상 가격으로 인수한 점을 지목했다.

MBK 관계자는 "이그니오 인수는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춰 이례적"이라며 "매도자와의 거래조건을 상세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그니오 설립 초기 주주들 중 MCC NFT, PCT 등 투자펀드가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고 사실도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2022년 7월과 11월 이그니오 구주와 신주를 약 58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이그니오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영풍·MBK는 "이그니오의 재무 상황과 거래 구조를 볼 때 비상식적이며, 최 회장이 매도자들과 어떤 관계에 있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고려아연이 진행한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고, 경영진을 검찰에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으로 이첩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계획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공개매수 신고서에 중대한 사항을 누락한 점을 문제 삼았다.

고려아연 측은 공개매수 신고서에 "재무 구조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명시했으나, 유상증자 주관사가 같은 달 14일부터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계획이 사전에 연계돼 있었다면 허위 기재에 해당하며, 이는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했으나, 일부 소수 주주들은 주가 폭락에 따른 손해를 주장하며 최윤범 회장과 경영진을 배임 및 부정거래 혐의로 고소했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의 주장이 과장됐으며, 통계 왜곡과 여론전을 통해 회사를 흠집 내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회사는 이그니오 인수와 관련해서는 "유수한 투자기관의 가치 평가와 자문을 통해 진행된 거래로, 매도자와의 관계 의혹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유상증자 논란에 대해서는 "공개매수 종료 이후 추가 자본 확충 필요성을 검토해 유상증자를 발표했다"라며 "투명한 공시 절차를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등 신사업 전략을 통한 장기적 성장 비전을 선전해 왔다.

특히, 2022년 진행한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 인수와 지난해 진행된 글로벌 스크랩 메탈 원료 트레이딩 기업 캐터맨(Kataman Metals)인수는 이러한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인 '자원순환 사업 공급망 강화' 작업과 맥을 같이 한다.

이 밖에도 회사는 세계 최초의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을 비롯해 전략적 투자와 기술 혁신으로 비철금속 산업의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MBK와 영풍은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최씨 일가 임원들의 과도한 보수와 퇴직금 규정도 문제 삼으며 지배구조의 후진성을 지적했다. 특히, 최씨 일가가 전체 임원의 15%에 불과하지만 보수의 42%를 차지하고 있다며, 회사 실적과 연동되지 않는 보수 체계를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임직원의 연봉은 업계 최고 수준이며, 성과 기반의 보수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노사 간 합의를 통해 37년간 무분규 전통을 이어온 점을 들어 경영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을 피력했다.

이 밖에 MBK가 자기자본이익률(ROE) 감소를 근거로 경영진의 책임을 물은 데 대해 고려아연은 "자본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고려아연의 자기자본은 7조7342억원에서 9조6420억원으로 많이 증가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와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추진에 따른 결과로, ROE 감소는 이러한 자본 증가의 영향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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