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망 38번 중 36번 적중...미 역사상 전무후무한 3관왕 재무장관[BOOK]

2024-10-11

재닛 옐런

존 힐센라스 지음

박누리 옮김

마르코폴로

전무후무(前無後無).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을 설명하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찾기 힘들 것이다. 그가 밟아온 길은 다시 쓰기 어려운 역사 그 자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재무장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까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런 ‘경제 수장 3관왕’은 미국 역사상 처음. 미 재무부 232년 역사상 첫 여성장관, Fed 100년 역사상 첫 여성의장이란 기록이 덤으로 느껴질 정도다.

이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건 이 책을 오롯이 옐런의 전기로 생각하고 책장을 폈다간 당황할 수 있다. 긴장할 필요는 없다. 저자가 이끄는 대로, 그가 걸어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매우 유쾌한 경제학 산책길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기본 축은 옐런과 그의 남편이자, 정보 비대칭성에 관한 중고차 시장의 수요 공급을 설명한 논문 ‘레몬 시장’으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 UC버클리대 교수의 이야기다. 머빈 킹 전 영란은행 총재가 경제학계의 안드레 애거시-슈테피 그라프 부부라 빗댄 두 사람이 교류하고 만난 걸출한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는 횡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책장을 덮으며 알게 된다. 옐런이 거둔 성과는 격랑의 시대, 각종 위기의 한가운데서 이에 굳건히 맞서며 이뤄졌다는 사실을. 그는 세계금융위기를 앞두고 주택시장의 붕괴를 최초로 예견한 경제정책가이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09∼12년 Fed 위원의 경제 전망 발언을 분석한 결과 38번 중 36번을 적중해 가장 높은 예측력을 보였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이 노회한 경제학자의 소회는 그래서 더 울림이 있다. “좋은 정책을 만드는 데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단순히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항상 새로운 것이 나오고, 항상 모든 것이 변합니다. 내 맘대로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해야 하는 퍼즐들이 항상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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