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8일 “내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북한을 초청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허 청장은 이날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남북이 함께할 수 있도록 중재를 부탁하는 서신을 보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이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이래 처음 국내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허 청장은 “올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총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자고 했다”면서 “최근 국제기념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위원장과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이크롬) 사무총장이 한국에 왔을 때도 이 문제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DMZ(비무장지대)에서 세계인에게 평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남북 간 세계유산 공동 등재를 하면 어떻겠냐고 (이코모스·이크롬 측에) 말했다”며 “세계유산위원회가 부산에서 열리더라도 DMZ에서 평화의 선언을 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뜻을 유네스코에 제안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겠다”며 “합의 후 진행하지 못한 금강산 유점사 복원을 진행할 수 있게끔 대한불교조계종 등 민간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이후 중단된 개성 만월대·태봉국 철원성 공동조사 등을 재개할 수 있도록 외교부나 통일부 등 관계부처 및 민간단체와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허 청장은 “현재 어느 정도 (남북 교류) 성과가 있는지는 말씀드리기 쉽지 않다”며 “(시간이) 단기가 될지 장기가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2005년 이후 인상되지 않던 고궁 입장료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 중 입장료 인상에 대한 정책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청장은 “인상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고궁을 1년간 여러 차례 방문할 수 있는 티켓이나 패키지 등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정부 주도로 개발할 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에 국가유산 관련 사진 등 데이터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국가유산 생성형 AI 생태계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지난 3월 영남권 대형 산불로 경북 의성군 고운사 등 국가유산이 소실된 것 같은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목조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방재설비를 고도화하고 맞춤형 대응 체계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