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활용한 철강…AI가 탄소배출 관리

2024-10-16

최근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이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미 대선의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재난 대처의 적절성 등이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미 동남부의 허리케인은 해수면 상승으로 해마다 거세지고 있다. 2019년 모잠비크에서는 사이클론 피해로 수천 명이 숨지고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22년 파키스탄에서는 전국적인 홍수 사태로 300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생겼다. 아프리카를 비롯해 유럽·북미·아시아 등의 폭염 사태는 농작물 피해와 산불 발생, 건강 악화를 초래한다. 최근 몇 년간 미 서부와 캐나다·호주 등의 대형 산불 사태는 엄청난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졌다.

지구촌이 심각한 기후 재난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기후테크’가 뜨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기술집행위원회는 ‘온실가스 감축 또는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장치, 기술, 실용적 지식 또는 방법’으로 기후테크를 정의한다. 기후테크 중 눈에 띄는 기술을 보면 기존 실리콘 대신 금속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한 태양전지, 기체를 뛰어넘는 입자 형태 플라스마의 유도결합력을 높인 친환경 바이오 가스, 미생물 활용 또는 용융 산화물 전기분해를 통한 차세대 철강, 초소형 위성을 통한 기후 모니터링, 체계적 탄소 관리를 위한 인공지능(AI) 활용 탄소 회계 등을 꼽을 수 있다. 정수종 서울대 기후테크센터장(환경대학원 교수)은 “우리나라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흡수량이 10%도 안 된다”며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흡수량을 늘리고 배출량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후테크 과학기술·정책·금융·제도에 관한 총체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기후테크를 다섯 가지로 나눈다. 클린테크의 경우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원전·소형모듈원전(SMR)·수소·핵융합, 에너지 저장장치 및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뜻한다. 카본테크는 포집 탄소의 건축자재·연료 전환, 탄소 저감 제조 공정 및 연·원료 사용, 전기차 등 탈탄소 모빌리티 확산을 일컫는다. 에코테크는 자원 재활용, 폐기물 절감, 친환경 제품 생산을 위한 기술을 말한다. 푸드테크는 대체육·배양육, 음식물 쓰레기 저감 및 친환경 포장, 애그테크(친환경 농업 및 스마트팜)를 칭한다. 지오테크는 탄소 관측·측정, 배출권 거래, 기후 컨설팅 등과 관련돼 있다. 김상협 탄녹위 민간공동위원장 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사무총장은 “탄녹위는 지난해 기후테크를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적응에 기여하는 혁신 기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으로 규정했다”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기후테크를 강조했다.

15일 발간된 서울대 기후테크센터의 ‘국가 기후테크 육성 종합 전략’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클린테크에 집중한다. 유럽과 북미에서 재생에너지 생산·분산화 산업이 주를 이루는 것과 달리 2차전지·연료전지 등이 두드러진다. 두 번째로 치중하는 카본테크의 경우 해외에서는 탄소 포집, 공정 전환, 모빌리티 분야가 고루 발달한 데 비해 모빌리티 분야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내 기후 공시 법제화가 늦어지며 해외에 비해 지오테크 비중도 낮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는 “대규모 재난 재해의 경우 위성 정보를 통해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지오테크 육성을 역설했다.

미국의 경우 인프라투자고용법·반도체법·인플레이션감축법 등을 통해 청정에너지와 탈탄소 기술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탄소중립산업법과 핵심원자재법 제정, 혁신기금 조성을 통해 청정 기술 보급과 민간투자 유도에 나선다. EU로 수입되는 해외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품목에 대해서는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CBAM)도 실시한다. 정 센터장은 “글로벌 흐름을 고려해 기후테크 비전과 전략을 다듬고 법·제도를 정비하며 분산된 정부 정책의 통일을 꾀해야 한다”며 “민간에 표준화된 투자 근거를 제시하고 지역 특화 기후테크도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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