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박물관, 동아시아 최초 '삼국시대 목제쟁기' 연속 출토

2024-07-03

2020년 이후 연속 네 번째 쟁기 출토

쟁기 집중분석·입체적 연구 지속 추진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은 몽촌토성 집수지에서 네 번째 삼국시대 목제쟁기를 출토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출토된 목제쟁기는 지난 2020년 이후 네 번째 발견된 쟁기로서 동아시아사상 최초이자 최다 수량의 출토 사례다.

전 세계 쟁기 발굴 사례 중에서는 몽촌토성과 같은 시기의 쟁기로 확인되는 중국의 쟁기가 있으나 이는 제대로 된 실물 자료가 거의 없고 화상석으로만 그 전모가 확인되고 있다. 쟁기가 동아시아에서 먼저 발달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거의 완벽하게 출토된 몽촌토성 쟁기는 세계 최초의 사례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목제쟁기가 발견된 몽촌토성 집수지는 1500~1600년 전 사람들의 '물탱크' 역할을 했던 시설로 성내의 용수(用水) 확보·식수(食水) 보관을 목적으로 지어졌다.

이번 4호 쟁기는 술 부분이 지면과 평행하게 뻗은 '눕쟁기'로 추정된다. 눕쟁기는 논과 밭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2022년 출토된 쟁기가 밭농사에만 사용되는 '가대기'였던 것과 상반된다. 쟁기 이외에 쟁기의 손잡이 부분 아래에서 새끼줄도 발견됐다.

4호 쟁기는 정교하게 제작된 '자부지'가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공을 들여 다듬고 특히 끝을 둥근 형태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쟁기 본연의 기능 외에도 다른 부분의 제작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보아 당시 농기구가 단순한 도구 이상의 의미를 지녔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4호 쟁기의 경우 손잡이가 양쪽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양쪽 손잡이는 좌우로 조정을 하며 보습을 통해서 갈아낸 흙을 원하는 방향으로 넘길 수 있었다. 이로써 몽촌토성 집수지는 손잡이가 한쪽에 있는 쟁기와 양쪽에 있는 쟁기, 두 가지 형태의 쟁기 모두를 출토한 역사적인 사례를 기록하게 됐다.

삼국시대 쟁기는 대표적 농기구로 크기가 제일 크다. 당시 농기구는 마을 혹은 지역단위에서 관리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목제품을 버릴 시 자연 유실되도록 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몽촌토성 집수지에서 빗이 여러 점 출토되는 상황과 연관 지어 사람의 신체와 접촉한 물건을 태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버렸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몽촌토성 집수지에서만 네 점의 쟁기가 출토된 것은 몽촌토성 일대의 경제적 풍요를 유추해 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출토된 네 점의 쟁기를 각종 첨단기기를 이용해 유기물 분석, 방사성탄소연대분석 등 자연과학적 분석에 나선다. 이를 통해 더욱 다양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은 "앞으로 출토된 쟁기에 관한 다양한 학제간 융합연구를 시행하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다양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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