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이자 중단에 신종자본 시세↓…갚아야 할 채권은 8500억원 규모

2025-11-12

롯데손해보험이 신종자본증권에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서 해당 채권 시세가 급락했다. 이외에도 기존에 발행한 채권이 8500억원에 달하고 있어, 적기시정조치가 채권시장 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이 지난 2021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시세가 이날 시가 기준 8050원을 기록해 적기시정조치 발표 직전(6일, 9450원) 대비 1400원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 11일에는 76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롯데손보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시정조치 경영개선권고를 부여 받으면서, 신종자본증권에 이자를 지급할 수 없게 되자 채권 시세가 급락한 것이다. 현행 보험업법시행세칙에선 보험사가 사채계약서를 작성할 때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경우 배당 또는 이자지급 취소가 가능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토록 규정하고 있다.

롯데손보 채권에 투자했던 투자자들 입장에선 예정됐던 수익을 받지 못하게 된 셈이다. 이에 벌써부터 전문가들은 롯데손보 신용등급을 조정하고 나섰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손보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각각 A-(부정적), BBB+(부정적)에서 A-(하향 검토), BBB+(부정적 검토)로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손보가 앞서 후순위채 조기상환에 실패한 데 이어,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지급까지 정지되면서 향후 자본 조달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발행시장 신뢰도 하락으로 롯데손보 건전성비율(지급여력·K-ICS비율) 관리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해석이다.

앞서 지난 5월 롯데손보는 지난 2020년 발행한 후순위채에 조기상환일(콜옵션 행사일)이 도래했으나 상환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채권시장에선 보험사가 조기상환일에 영구채를 상환하고 신규채권 발행을 통해 차환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대규모 채권을 통해 운영되는 금융사에게 조기상환 미이행은 기업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손보도 신규 후순위채를 발행해 기존 채권을 상환하려 했지만, 금융감독원이 롯데손보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롯데손보가 증권신고서를 부실하게 작성했고, 조기상환 요건도 충족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앞으로 롯데손보가 상환해야 할 자본성증권(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규모가 총 85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롯데손보 경영에 중대한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차환을 실시하더라도 비교적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개연이 크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후순위채 조기상환 연기로 롯데손보 자본성증권에 대한 시장 우려가 불거진 상황에 이번 조치로 이자 미지급 위험까지 부각돼 이후 채권시장에서 수요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본 조달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 건전성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현재 롯데손보는 적기시정조치에 대해 부당성을 호소하고 있다. 전일 임시 이사회에선 적기시정조치에 위법성 소지가 있다고 판단, 금융위에 대한 행정소송을 결정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숙고를 거듭한 끝에 경영개선권고로 인해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고자 법적 판단을 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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