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재계에서 화제가 된 만남이 있다.
밀크티 업체 패왕차희(霸王茶姬, CHAGEE) 창립자와 태양광 업체 트리나솔라(天合光能, Trina Solar) 창립자의 딸이 부부가 됐다. 각각의 업계에서 모두 주목받고 있는 두 기업은 이번 결혼을 계기로 다시 한번 세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600억 위안(약 12조원)에 달한다. 이른바 창업가와 재벌 2세의 결혼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후 두 사람이 이끄는 브랜드의 향방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업계 최고 창업가와 재벌 2세 부부의 탄생
지난 11월 20일, 트리나솔라는 자사 창립자의 딸 가오하이춘(高海純)이 패왕차희 창립자 장쥔제(張俊杰)와 이미 혼인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패왕차희와 트리나솔라는 각 업계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상장사다. 이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21일 패왕차희의 주가는 크게 치솟았고 종가 기준 4.51% 올랐다. 반면 트리나솔라의 주가는 5% 하락하는 데 그쳤다.
우선 패왕차희는 지난 2017년 설립, 아직 10년이 채 되지 않은 밀크티 회사다. 중국 신소비(新消費)를 대표하는 브랜드로서, 중국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이다. 2025년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분기 기준 패왕차희 글로벌 매장 수는 7038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총 GMV(총 거래액)는 동기 대비 15.5% 증가한 81억310만 위안(1조6700억원), 순이익은 동기 대비 10.2% 늘어난 33억3190만 위안(6897억원)에 달했다. 그중 해외 시장 GMV가 2억3520만 위안으로, 동기 대비 무려 77.4% 크게 증가한 점에 주목할 만하다.

트리나솔라는 지난 1997년 설립된 관록의 태양광 기업이다. 태양광 모듈 제조뿐만 아니라, 태양광 시스템,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중국을 대표하는 태양광 기업 중 하나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TOP 10 안에 드는 업체로 손꼽힌다. 다만 패왕차희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달리, 트리나솔라는 최근 실적 면에서 다소 부침을 겪고 있다. 2025년 1~3분기 트리나솔라의 매출은 동기 대비 20.87% 하락한 499억7000만 위안(10조3400억원)으로 집계됐고, 지배주주 순이익은 42억 위안(869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브랜드 전문가 팡루이(龐瑞)는 현지 매체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혼을 통해 양사는 브랜드 영향력 측면에서 상호보완 효과를 누리며 확장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 소비자에게 익숙한 밀크티 업체 패왕차희의 경우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게 될 것이고, 태양광 패널 업체 트리나솔라는 대중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트리나솔라가 최근 실적 보고서에서 브랜드 효과를 강조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2024년 트리나솔라는 사업 구조 다원화, 심층 기술 누적, 강력한 브랜드 영향력, 글로벌 채널 보완을 바탕으로 태양광 업계의 수급 불균형과 보호 무역주의 등 해외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트리나솔라 창립자 딸과 패왕차희 창립자의 결혼이 향후 두 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재벌 2세 정략혼의 달라진 풍조
사실 재벌 2세의 정략혼은 중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최근에도 유명 기업 2세들의 결혼이 이어지고 있다. 패왕차희 장쥔제의 경우 10세 때 부모를 여의고 창업에 성공한 자수성가형 기업가라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다. 팡루이는 최근 재벌 2세들의 결혼 풍조가 사뭇 달라지고 있다며, “요즘의 정략혼은 단순히 자산 수준을 비교하는 것을 넘어, 인식 수준, 경영 철학, 사회적 네트워크까지 고려하는 형태로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동종 업계에 속하는 두 기업 재벌 2세의 결합은 전략적 동맹의 가장 전형적인 방식으로 통한다. 앞서 터부 그룹(特步集團, Xtep Group) 창립자의 딸 딩자민(丁佳敏)과 치피랑 그룹(七匹狼集團, Septwolves Group)의 아들 주리위안(周力源)의 결혼을 예로 들 수 있다. 터부와 치피랑은 모두 패션·의류 사업을 주로 펼치는 기업이다. 두 사람의 결혼 이후, 양사 모두 실적과 주가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24년 6월 결혼 후 지금까지, 터부와 치피랑의 주가는 각각 20%와 70% 상승했다.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터부 그룹은 2024년 순이익이 동기 대비 20.2%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치피랑의 2024년 순이익 역시 동기 대비 5.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결혼을 통한 두 기업의 결합은 양사 모두에게 이득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무엇보다 동종 업계인 경우 서로 경쟁을 피하면서도 사업이나 자본 측면에서 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더해, 일반 대중에게 ‘재계 커플’의 이미지까지 심어줌으로써 브랜드 마케팅 전략 측면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샤먼(廈門)대학 브랜드·광고연구센터 황허수이(黄合水) 주임은 “정략혼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는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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