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 국제 수소연료전지 포럼] “탄소에서 수소로, 세계는 전환 중”...글로벌 수소혁신 한자리에

2025-05-21

21일 우석대 수소혁신 포럼...독일·일본·중국 등 3대 수소강국 모여 기술과 전략 공유

연료전지 상용화·인프라 확충·재사용 국제표준까지 한자리 집중 논의

두산 ‘트라이젠’, 완주형 수소도시 등 국내 수소모델도 실증 성과 주목

전북, 글로벌 수소경제 전환기 속 실증거점이자 표준선도지로 부상

우석대학교 스카이파크에서 21일 열린 ‘제2회 공생과 도전 전북혁신포럼’의 후속행사로 개최된 ‘제8회 우석 수소연료전지 국제포럼’이 글로벌 수소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집약한 장으로 주목받았다.

이날 우석대에 모인 독일,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전문가들은 연료전지 기술과 수소 인프라 확산 방안을 공유하며 탈탄소 시대 전환의 해법을 제시했다. 특히 사용 후 연료전지 재활용부터 지역기반 실증도시 구축까지, 전북의 수소 전략에 중요한 방향성이 제시됐다는 평가다.

수소는 전력망의 완충재…독일의 에너지 전환 해법

<주제발표1> 독일의 수소 및 연료전지 현황 (울만 다비드·독일 전기전자정보기술자협회 박사)

독일은 중앙집중형 발전 구조에서 분산형 재생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수소를 에너지 저장과 공급의 핵심 매개체로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 수급의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수소 생산·저장·이송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9000km에 달하는 수소 전용 배관망 구축과 51개 지하 저장시설 확보를 통해 수소 기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철강 산업에선 SALCOS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도입, 산업계 탈탄소화에도 본격 착수했다. 또한 선박과 잠수함 등 운송 분야까지 연료전지를 활용한 실제 적용 사례가 확대되고 있으며, 고체암염층을 활용한 수소저장 기술도 실증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다. 독일은 이러한 인프라와 기술력을 토대로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 수소굴착기·수소타운으로 실생활 속 확산

<주제발표2> 일본의 수소 및 연료전지 최신 동향 (하시모토 노보루·일본 야마나시대학 교수)

일본은 수소 활용을 일상생활 속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통해 수소경제 전환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농기계 전문기업 쿠보타는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트랙터를, 건설기계 기업 고벨코는 수소굴착기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농업·건설 현장의 탈탄소화를 시도 중이다. 이들 기계는 60마력급 디젤 엔진 수준의 출력과 진동·충격에 대응 가능한 내구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쿄 올림픽 선수촌을 수소타운으로 재탄생시킨 ‘하루미 플래그’는 연료전지, 태양광, 배터리 등 분산형 에너지원이 통합된 지역 단위 에너지 자립 모델이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차 80만 대, 수소버스 1200대, 수소충전소 1000개소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지역별 수소 수급망과 제조기지 조성도 추진 중이다. 생활 기반 인프라에 수소를 통합한 전략은 기술 수용성과 국민 인식 제고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중국, ‘표준화’로 10조 위안 수소경제 주도

<주제발표3> 중국의 수소 모빌리티의 위상 및 표준 현황 (지강 지·innoreagen Power Technology Co. 박사)

중국은 수소를 ‘미래 생산력’으로 규정하며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2024년 에너지법 개정으로 수소의 에너지 지위가 명문화됐고, 이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1300여 개 수소충전소 건립과 11만 대 이상의 수소차 보급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도 고출력 연료전지 스택(300kW 이상)과 금속분리판 기반 스택의 상용화를 통해 고성능과 내구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영하 52도에서도 자력으로 시동이 가능한 극저온 시동 기술은 군용 및 혹한지 운행 환경을 고려한 독자 기술로 평가받는다. 표준화 부문에서는 95건의 국가표준, 209건의 조직표준이 수립돼 연료전지 부품, 시스템, 시험법 등 전 분야를 포괄하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가 IEC 국제표준과 호환된다. 이러한 체계적 기반은 중국의 수소산업이 향후 세계 수소경제의 주요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전기·열·수소’ 동시 생산…두산의 ‘트리젠’ 전략

<주제발표4> 한국 도시 발전용 연료전지 응용 개요 (문상진·두산퓨얼셀 사업개발 상무)

두산은 연료전지를 활용해 전기, 열, 수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트라이젠(TRI-GEN)' 시스템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나섰다. 이 시스템은 하루 220kg까지 고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생산된 전기는 건물 공급, 열은 지역난방, 수소는 FCEV 충전에 활용되는 다기능 분산형 에너지 플랫폼이다. 전북 익산과 부산 해운대 등 도심에 설치된 발전소는 소음·배출이 거의 없는 친환경 시설로, 도심 분산전원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NG·LPG 겸용 연료전지 기술과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기반 선박 전력 시스템 등도 개발돼 산업과 운송 분야 전반으로 제품군이 확장되고 있다. 미국, 영국, 중국 등 세계 5개국에 1800여 기가 설치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중대형 상업시설과 지역난방용으로 운용되고 있다. 두산은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하는 복합에너지 공급체계를 통해 수소 기반 에너지 전환의 실효적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우석대·군산대, 폐연료전지 재활용 국제표준 주도

<주제발표5> 수소차 폐연료전지 자원순환을 위한 시험인증 특화센터 구축 (심중표·군산대학교 교수)

연료전지 차량의 급증에 따라 사용 후 스택(x-스택)의 재활용과 재제조 문제가 산업계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석대와 군산대는 IEC TC105 산하 작업반을 주도하며, 잔존 성능 측정법, 백금 회수 공정, 전극 분리 기술 등을 바탕으로 재사용 표준화에 나섰다. 실험 결과, Nexo 차량의 사용 후 연료전지에서도 85% 이상의 성능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백금 회수율도 94%에 달해 재활용 경제성 확보가 가능한 수준이다. 또 건물, ESS, 건설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의 재사용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으며, 산업용 스택의 성능 추정 알고리즘과 수명 예측 모델도 개발 중이다. 유럽의 하이테크사이클링(HyTechCycling), 일본 혼다의 정지형 재활용 모델 등과 연계해 글로벌 협업도 추진되고 있다. 전북의 학계와 기업이 주도하는 이 국제표준화 작업은 국내 수소산업의 자원 순환 기반 조성과 함께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전략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완주군, 수소도시 도약 위한 실증 기반 구축

<주제발표6> 완주 수소연료전지 개발 현황 (송민호·완주군청 정책관)

완주군은 수소 기반 지역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실증 중심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수소버스와 수소충전소 운영은 물론, 공공건물 중심의 스마트빌딩 연료전지 적용, 민간 협력을 통한 기술 실증단지 조성 등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특히 우석대와 연계한 수소 전문 인재 양성 프로그램, 지역 중소기업과의 기술협약 체결 등은 지역 내 수소산업 자립도를 높이는 핵심축으로 작동하고 있다. 행정과 교육, 기업이 삼각축을 이룬 이 모델은 지역 중심 수소경제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전국 확산이 가능한 실증형 수소도시 모델로 평가받는다. 앞으로 연료전지 응용기술 고도화, 지역 내 수소공급망 구축, 수요처 다변화 등도 병행 추진될 예정이며, 완주군은 "지역 중심의 실증 없이는 국가 수소전략도 뿌리내릴 수 없다”며 향후 전북형 수소전환 정책의 실증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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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서 imhendso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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