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패션’은 옛말…2030 대세로 자리잡은 ‘이 옷’ 뭐길래 [트랜드]

2025-11-14

한때 ‘아재(아저씨) 옷’으로 젊은 층에 외면받던 경량 패딩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일명 ‘깔깔이’로 불리며 내피 개념에 머물렀던 경량 패딩이 최근 디자인, 감도를 모두 갖춘 프리미엄 아우터로 재평가되며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초가을부터 한겨울까지 다양하게 활요이 가능해 실용성을 중시하는 기성세대는 물론 2030세대 ‘필수템’으로 자리잡았다.

◆ 힙해진 ‘깔깔이’의 변신…2030 세대의 필수 아이템으로 급부상

경량 패딩 트렌드의 불씨는 지난해 겨울 아이돌 그룹 엔시티 위시(NCT WISH) 시온이 착용한 실버톤 경량 패딩이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시작됐다. 클래식한 디자인에 메탈릭한 컬러를 더해 올드하지 않은 뉴 레트로 무드를 완성한 스타일링이 화제를 모은 것이다. 이후 올겨울 경량 패딩 수요가 급격히 늘며 ‘경량 패딩 열풍’이 더욱 거세졌다.

특히 올가을 경량 패딩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일교차가 12도 이상 벌어지는 ‘이상기온’ 탓도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평균기온은 예년보다 2~3도 낮고, 일교차는 12도이상 벌어지는 날이 많았다. 급작스럽게 변하는 기온에 얇고 가벼운 경량 패딩은 ‘필요할 때 가방에서 꺼내 입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 번 구매하면 초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다양한 상황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스마트한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과 맞아떨어지면서 대다수의 패션 플랫폼 실시간 인기 순위 상위권을 경량 패딩이 차지했다.

15일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11월 13일까지 경량패딩 거래액은 전년 동기간 대비 120% 급증했다. 경량 패딩 관련 검색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0% 이상 증가하며 대세로 자리잡았다. 무신사에서도 최근 한 달간(10/1~10/27) 경량 패딩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에서도 경량패딩 거래액은 전년 동기간 대비 111%, 검색량은 144% 증가했다. 퍼자켓 117% △폴리스 47% △비니 351% 등 관련 상품 판매액도 증가했다.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에서도 경량패딩 거래액은 전년 대비 동기 대비 166%, 검색량은 231% 급증했다. ‘퍼 자켓’ 검색량은 99%, 거래액은 55% 늘었다. ‘바람막이’ 검색량과 거래액은 각각 40%, 42% 상승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겨울 아이템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지게 증가한 영향이다.

W컨셉에서도 이 기간 △경량패딩 △패딩 △바람막이 △코트, △어그 등 월동용품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20%, 검색량은 25% 증가했다.

29CM에서는 캐주얼 브랜드 테켓이 출시한 시티 라이트웨이트 다운 재킷도 29CM 여성 아우터 베스트 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캐주얼 브랜드 ‘썬러브’의 후디드 플라이 라이트 다운 재킷도 주목받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돌돌 말아 보관할 수 있는 패커블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덕다운 충전재를 사용해 경량성과 내구성, 보온성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블루, 핑크, 옐로우, 카키, 그레이 등 색상 종류를 다양화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출시한 시티 레저 후디드 라이트 다운재킷의 경우 일체형 후드 디자인으로 방풍 기능과 보온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첫 출시 직후 연이은 품절 대란을 일으킨 제품으로 올해도 인기 색상이 발매 1시간 만에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지난 8월 21일 발매 이후 10월 중순까지 약 두달 만에 3만 장 이상 팔렸을 만큼 20대 젊은 고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29CM 관계자는 “올해 유행하는 경량 패딩은 충전재가 보일 정도로 얇은 소재나 넉넉한 실루엣으로 출시된 제품들이 많고 색상도 다양하게 출시돼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특징”이라며 “2030 세대 사이에서는 얇고 가벼운 소재의 경량 패딩이 단순한 방한 아이템이 아닌, 컬러와 핏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데일리 아우터’로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 “경량패딩 인기 무섭네”…수요 늘리는 패션업계

경량 패딩 수요가 늘면서 패션업계도 신제품 출시를 앞당기고, 판매 수량을 확대했다. LF의 글로벌 하이엔드 아웃도어 브랜드 ‘티톤브로스(TetonBros)’는 일상과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활용도 높은 아우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년 대비 경량 패딩 물량을 20배 이상 늘렸다. 특히 지난해 완판을 기록한 헤비 아우터 ‘얼라이브 구스 다운’의 초경량 버전인 ‘얼라이브 퍼프 다운(ALIVE PUFF DOWN)’을 출시하며 경량 패딩 라인업을 확대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Reebok)’은 올해 처음으로 본격적인 ‘경량 패딩 라인’을 출시했다. 가볍고 따뜻한 ‘신클라우드’ 충전재와 ‘웜 메시’ 안감을 적용해 보온성과 경량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2000년대 리복의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리미어 트랙패딩 재킷’이 인기다. 이 외에도 ‘클래식 헤리티지 경량 패딩’, ‘스퀘어 경량 패딩’, ‘플리스 리버시블 재킷’ 등 가벼움을 강조한 패딩 종류를 확대했으며, 경량 아우터 물량도 전년 대비 150% 늘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계절 경계가 흐려지고 일교차가 커지는 등 기후 패턴이 빠르게 변하면서 활용도 높은 경량 패딩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면서 “패션업계도 디자인과 소재의 다양화 등 차별화된 디자인을 앞다퉈 내놓으며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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