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서 탄소 국경세가 도입되면 이산화탄소포집(CCUS) 시장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입니다. 국내 유일의 기체분리막 기술을 활용한 CCUS 연구를 10년 동안 진행해왔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하성용 에어레인(163280)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농협재단빌딩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체분리막 기술 혁신으로 향후 5년 내 매출 5배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2001년 3월 설립된 에어레인은 중공사(hollow fiber)를 활용해 질소와 이산화탄소 등 기체를 선택적으로 분류하는 국내 유일 기체분리막 솔루션 기업이다. 중공사는 내부가 비어있는 머리카락 굵기 정도 실 형태의 튜브형 분리막이다. 하 대표는 1994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 재직 시절부터 30여년 동안 한국의 기체분리막 제조 기술 연구에 매진해왔다. 해당 기술은 제조 공정에서 높은 기술력을 요구해 전 세계적으로도 7개 기업만이 보유하고 있다.
주력 사업은 질소 발생용 기체분리막 모듈이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산업 현장에서 질소는 산소를 차단해 폭발 위험을 방지하고 제품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중국 석탄과학연구원과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국내외 에너지 기업들이 에어레인의 질소 발생용 기체분리막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 개발과 친환경 에너지 확대가 가속화되면서 기체분리막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4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하 대표는 “급증하는 기체분리막 모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7월 SK IET 청주공장을 인수했다”며 “2월 신공장이 가동되면 기체분리막 모듈을 연간 4만 개에서 최대 8만 개까지 확대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질소 발생용 솔루션으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한 에어레인은 CCUS와 바이오가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 대표는 “기체분리막 기반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적용해 LNG 기반 연료전지 발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90% 이상 포집하는 데 성공해 기술력을 실증했다”며 “국내에서 6개 파일럿 플랜트를 운영 중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바이오가스 분야에 사용되는 기체분리막 시스템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바이오가스에서 메탄을 분리·농축해 고동노 바이오메탄을 만들고 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가스 고질화’ 작업에 기체분리막 기술이 활용된다.
하 대표는 “현재 유럽 2개 회사에서 바이오가스 고질화 전용 제품 평가를 받고 있으며, 중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중국 내에서는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없고, 미국·프랑스·독일 등 경쟁사보다 빠른 고객 대응과 짧은 리드타임, 높은 제품 신뢰성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