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는 회랑 먹어야 한다?…'편견'에 도전하는 니혼슈코리아

2025-03-21

프리미엄 육류 전문점 '로스옥'에서 新 미식 문화 선보여

육류 선호도 높은 한국 시장 판로 개척이 이유

육류와의 페어링도 손색없어…"솔선수범해 나아갈 것"

일반적으로 일본 전통주 사케는 회랑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마카세 등에만 입점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편견에 일본 주류 유통 전문업체 니혼슈코리아가 도전장을 던졌다. 니혼슈코리아는 육류와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술이라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 색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니혼슈코리아는 19일부터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육류 파인다이닝 전문점 '로스옥 한남점'에서 한국 주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케와 육류를 페어링하는 미식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니혼슈코리아는 이날 로스옥 한남점에서 소규모 시음회를 열고 사케와 육류의 페어링을 직접 소개했다.

이날 함께한 니혼슈코리아의 사케 제품은 ▲닷사이39 ▲코시노칸바이 아마네 ▲쿠보다 만주 ▲블랙잭 극가라구치 ▲쿠로에몬 야마하이준마이 아카이와오마치 나마 ▲쿠보타 센주다.

식욕을 돋우는 에피타이저로는 '김밥육회'가 나왔다. 가볍게 시작하는 에피타이저인 만큼 주류는 가벼운 느낌을 내는 '닷사이39'와 함께 했다. 닷사이39는 최고의 주조미 '야마다니시키'를 39%만 남기고 깎아내 빚은 준마이 다이긴죠다.

먼저 신선한 육회와 식해, 충무김밥을 베어 물고 닷사이39를 들이켰다. 고소한 육회를 머금고 닷사이39를 들이키자 코로 화려한 향이 확 퍼졌다. 여기에 과하지 않은 단맛과 깔끔한 감칠맛이 더해져 잠자고 있던 식욕을 확깨웠다.

이후 우설과 함께 '코시노칸바이 아마네'를 시음해 봤다. 코시노칸바이 아마네는 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로 '산뜻한' 느낌이 강했다.

달달한 우설에 과하지 않은 풍미를 가진 이 술을 더하자 우설의 맛이 더욱 증폭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달지도 드라이하지도 않은 담백한 술이 이러한 효과를 이끌고 있다고 니혼슈코리아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음은 쿠보다 브랜드에서 절대적 인지도를 가진 '쿠보다 만주'가 등장했다.

'쿠보다 만주'는 170년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인데 원조 프리미엄 사케 답게 매끄러운 터치, 중후한 감칠맛, 깔끔한 여운이 특징이다. 쿠보다 만주에는 적당히 기름진 고기가 어울린다고 한다. 이에 이날에는 등심을 페어링했다. 등심을 먹고 먹으니 볼륨감이 더욱 더해졌다.

이번에는 조금 독특한 술인 '블랙잭 극가라구치'가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깨끗하고 맑은 제형의 사케와 달리 블랙잭 극가라구치의 아래에는 막걸리와 비슷한 효모가 깔려있었다. 블랙잭 극가라구치는 단맛은 극도로 억제한 드라이함이 특징이었다. 이러한 드라이함이 한우차돌삼합과 어우러지자 깔끔한 식감을 선사했다. 블랙잭 극가라구치이 입안에 남은 차돌의 풍미를 한 번에 씻어줬다.

'쿠로에몬 야마하이준마이 아카이와오마치 나마'라는 술은 마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술이다.

주조미 '오마치' 중에서도 고품질로 유명한 아카이와 오마치를 사용해 '야마하이 제법'으로 빋어낸 제품이다. 야마하이란 발효제를 첨가하지 않고 자연 상태의 천연 유산균만을 활용하는 전통 제조 방식 중 한 가지다.

쿠로에몬 야마하이준마이 아카이와오마치 나마 중 '쿠로에몬'은 양조를 한 이의 이름인데, 이 양조장은 대를 걸쳐서 이름을 물려준다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현재는 16대 쿠로에몬이 이 술을 빚고 있다.

이 술은 '돼지갈비'와 '쭈꾸미 볶음'과 함께 맛봤다. 술 자체가 중후하고 싶은 바디감이 있는 만큼 사케 초보에게는 다소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상온에서 조금 시간이 지나자 보다 부드럽게 향이 퍼지면서 돼지갈비와 자연스레 이어지는 고품격 페어링을 느낄 수 있었다.

마무리는 한국에서 부동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쿠보타 센주'였다. 쿠보타 센주는 은은하고 투명한 감질의 맛이 음식의 맛을 방해하지 않고 입안을 깔끔히 씻어주는 게 특징이다. 이는 만두와 함께 페어링이 됐는데 마지막인 만큼 입안을 정리해 주는 느낌이 들면서 식사의 깔끔한 마무리를 꾀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사케와 고기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회보다는 고기를 선호하는 편인 기자에게 있어 고기와 사케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처럼 니혼슈코리아가 육류와 함께한 새로운 미식 문화를 선보인 데에는 우리나라 시장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 특성상 회보다는 고기를 즐기는 편이기 때문에 사케 시장이 회나 해산물에 갇힌다면 시장 확장성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일본 내 사케 업체들이 일본 시장에서의 사케 수요가 감소하자 타국으로의 수출 확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더 많은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필요성이 증대된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한 니혼슈코리아 부장은 "사시미(회)에만 멈춰 있으면 사케 판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기와 함께 페어링할 수 있다고 인식이 바뀐다면 판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솔선수범해서 앞으로 나가기 위해 이러한 도전을 시작했다. 향후 삼원가든에 입점해 프리미엄 육류 업체 입점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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