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업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경력직 이탈이 증가하는 것이다.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경력직 직원들의 이탈은 기업의 생산성과 조직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과 부담 역시 기업의 몫이다. 그렇기 때문에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는 것만큼 이미 조직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인력을 유지하는 것도 기업의 중요한 과제다.
전 세계 35개국 26,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 workmonitor 보고서에 의하면 응답자의 83%가 현재 또는 미래 직장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일과 삶의 균형'를 꼽았다. 이는 82%를 기록한 급여보다 높은 수치다. 직업은 여전히 수입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는 업무 환경이 직장 선택에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인식 변화를 반영한 결과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인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끼쳤다.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하이브리드 근무, 시차출퇴근제 등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가 뉴노멀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헤드헌팅 기업인 로버트 하프가 2025년 2월 발표한 Demand for Skilled Talent 보고서에 따르면 경력 구직자의 48%가 혼합형 직무를 원하고, 26%는 완전 원격 근무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직장인의 76%는 '근무의 유연성'이 높을수록 현 직장에 머물 의향이 크다고 답해 유연한 업무 환경이 구직 활동 및 인재 유지에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에서 실행하는 '근무의 유연성'을 보장하는 제도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유연근무제도는 출퇴근 시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개인의 업무 스타일에 맞춰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근로자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은 우수 인재가 조직을 이탈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공헌할 수 있도록 이 유연근무제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유연근무제 성공의 핵심은 노사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제도의 운영에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기반의 효율적인 인력관리 시스템 구축이 전제되어야 한다. 시차출퇴근제, 선택 근로제 등 기업 내에서 다양한 유연근무제를 운영하는 경우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근무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이 때 인력관리 시스템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않고 출퇴근 기록,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기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근로자의 업무 생산성을 측정하며, 팀원 간 업무 배분 및 협업을 원활하게 조율하고, 성과를 평가할 수 있게 해 준다. 나아가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투명한 관리는 기업 내 구성원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율적으로 유연근무에 참여 할 수 있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정착시킨다.
특히 유연근무제가 인재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조직의 특성과 전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세심하게 설계되고 운영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인력관리 시스템도 시스템 상의 주어진 프로세스를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산업, 규모 등 우리 기업에 맞게 자유롭게 변경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역시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깊이 공감하고 다양한 정책과 제도적 지원으로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력관리 시스템 인프라 구축 및 관련 문화 확산에 적극적이다. 정부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련 인프라가 미비한 중소기업을 위해 인력관리 시스템 구축비를 직접 지원하는 것은 물론, 유연근무 장려금, 일과 삶의 균형을 촉진하는 캠페인, 우수기업 포상 등을 실행하며 기업의 인재 확보를 돕고 근로자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AI와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업무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중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도, 인재들이 원하는 직장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는 업무 환경이 직장인들의 이직과 구직 활동에 주요 고려 사항으로 자리잡았고, 기업은 우수한 경력직 인재의 이탈을 막고 원하는 인재의 영입을 위해 이를 적극 반영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인재관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기, HR의 핵심은 내부의 목소리에 집중해 상호간 생각의 간격을 좁히고,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데 있다.
글: 신승원 시프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