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의식·고난·라이벌’ 장유빈을 성장시킨 세 가지

2024-11-13

상반기 마지막 대회서 통한의 퍼트 실패, 성장 자양분

시즌 내내 펼쳐진 김민규와의 라이벌 구도로 볼거리

2024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주인공은 장유빈(22, 신한금융그룹)이었다.

장유빈은 올 시즌 제네시스 대상을 비롯해 역대 최초 상금 10억 돌파(11억 2904만원), 평균타수(69.4타), 여기에 공동 다승왕(2승)이 되며 역대 네 번째이자 2009년 배상문 이후 15년 만에 4관왕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고 하반기 프로에 입성한 장유빈은 올 시즌 프로 풀타임 첫 해를 보냈다.

사실상 신인이나 다름없는 선수가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최강자로 우뚝 설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 뚜렷한 목표 의식

장유빈은 올해 초 자신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고민 없이 ‘제네시스 대상’을 꼽은 바 있다.

장유빈이 꿈꾸는 골프 선수로서의 미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인 미국 PGA 투어에서 뛰는 것이다.

PGA 투어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길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Q스쿨을 통과해 시드를 얻는 일이다. KPGA 투어에서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하면 특전으로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 출전 자격을 획득한다. 그리고 Q스쿨에서 5위 이내 진입하면 이듬해 PGA 투어 시드를 얻는다.

만약 5위 이내 진입이 어렵더라도 차선책이 있다. 2부 투어 격인 콘페리 투어에서 활동한 뒤 PGA 투어행을 모색할 수 있고 DP월드투어 1년 시드를 얻었기 때문에 PGA 투어 동반 개최서 우승하면 직행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마침내 2024시즌 ‘제네시스 대상’을 확정한 장유빈은 1차 목표를 이뤘고, 이제 미국으로 가기 위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 통한의 준우승과 고난 극복

장유빈은 지난 6월 상반기 마지막 대회였던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 with 클럽72’서 3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지켰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눈앞에 뒀던 장유빈은 최종 라운드서 공동 9위였던 허인회에게 5타 차를 따라잡히고 말았다. 특히 마지막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1.08야드(0.98m)짜리 파 퍼트를 놓치자 모두가 충격에 휩싸였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연장전서 패하며 통한의 눈물을 쏟았다.

심기일전한 장유빈은 5주 간의 휴식을 맞이했고 하반기 첫 대회였던 군산CC 오픈서 보란 듯이 우승으로 부활했다. 만약 이때 일어서지 못했다면 자칫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었기에 우승의 의미가 남달랐다. 장유빈도 올 시즌을 돌아보며 “그 대회가 전환점이 됐다. 오기가 생겼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시즌 최종전인 ‘KPGA 투어챔피언십’에서는 최종 라운드 14번홀까지 이대한에 1타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맞이한 15번홀(파4). 장유빈의 세 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가 페널티 구역 수풀 속에 빠졌다. 벌타를 받고 드롭할 수 있었으나 장유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뒤 그대로 어프로치를 시도했다. 공은 웨지에 닿지 않으며 한 타를 잃었고 결국 더블 보기를 범하며 우승의 희비가 엇갈렸다.

장유빈은 이에 대해 “그 선택에 후회는 없다. 한 번 경험해 보자는 생각이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PGA 투어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어려움에 봉착하더라도 이를 극복할 샷을 지녀야 한다. 장유빈 역시 살 떨리는 우승 경쟁 상황 속에서 위기를 맞았고 이를 피해가지 않은 채 정면으로 부딪혔다. 이날의 더블보기는 그가 한층 더 성장할 자양분이 되기 충분했다.

▲ 김민규와의 라이벌 구도

종목을 불문하고 위대한 선수 곁에는 늘 그와 경쟁했던 라이벌이 있었다. 올 시즌 장유빈에게는 김민규가 선의의 경쟁자였다.

두 선수는 시즌 막판까지 대상과 상금왕 경쟁을 벌였다. 김민규 역시 제네시스 대상을 교두보로 삼아 PGA 투어에 진출하겠다는 똑같은 지향점을 지니고 있었기에 둘은 매 대회 숨 막히는 경쟁을 벌여야 했다.

승자는 장유빈으로 귀결됐으나 김민규 또한 상금 9억 9065만원(역대 2위)을 획득하는 등 역사적인 한 해를 보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라이벌 구도가 펼쳐졌기에 장유빈이 더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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