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식당' 안내하는 도로표지판 14개… "정치인 특혜 의혹"

2025-10-20

전직 영화배우이자 국회의원을 지낸 신영균씨 일가 소유의 식당이 한국도로공사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식당 이름이 적힌 길안내 도로표지판이 당초 계획된 2개에서 9개까지 늘어났고 그 비용도 도로공사 측이 부담했다.

신씨 일가 식당은 서울 강동구 강동고덕 나들목 근처에 있다. 운전자가 올림픽대로를 지나다 보면 해당 식당명이 적힌 표지판을 9개 보게 된다. 도로 바닥에 적힌 노면표시까지 합하면 총 14개다.

첫 표지판이 등장한 곳부터 신씨 일가 업장까지는 약 300m에 불과하다. 꼭 방문 손님이 아니더라도 도로 위 차량들은 1~2분 안에 식당 이름을 10여차례 마주하게 되는 셈이다.

20일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도로공사는 2개만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식당 측은 '출입로가 도로변이라 진입시 위험할 수 있고 고속도로 공사 기간 영업에 지장을 받았다'는 취지로 민원을 제기했고, 이를 반영해 7개가 추가 설치됐다.

새로 설치된 도로표지판엔 식당명과 가는 길 방향이 적혀있지만 2900만원 비용은 도로공사가 전액 부담했다.

앞서 지난 1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 의원은 "교통 유발량이 많다는 근거도 없이 개인 식당 하나를 위해 표지판을 14개(노면표시 포함) 설치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저도 이해가 안 된다"고 답했다. '도로표지 제작·설치 및 관리지침'은 공항이나 대형 병원, 운동장 등 교통 정체를 일으킬 만한 시설일 경우 표지판을 세울 수 있다.

특혜 논란이 제기되자 도로공사는 표지판을 전부 철거하기로 했다. 식당만 적힌 표지판은 떼내고 다른 지역을 함께 안내하는 표지판은 식당명을 가리겠다는 것이다. 노면표시도 제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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