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빈손’ 만찬… 韓 “현안 독대” 재요청

2024-09-24

與 지도부 초청 90분 회동

尹 “24조 체코원전 덤핑 말 안돼”

의정갈등·김여사 얘기는 안 해

“화기애애”vs“썰렁해” 온도차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지도부 간 두 달 만에 이뤄진 24일 공식 만찬 회동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이날 만찬 자리에서는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 성과와 관련한 대화가 주로 오갔고, 관심을 모았던 의료개혁 문제나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만찬 직후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현안들을 논의할 자리를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독대를 재요청한 셈인데 이번에는 독대가 아닌 형식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즉답을 하지 않았지만 추후 이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90분가량 용산 대통령실 야외 분수정원에서 당정 만찬 회동이 진행됐다. 당정 만찬은 지난 7·23 전당대회 다음날 이뤄진 만찬 이후 두 달 만이다.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체코 순방과 원전 생태계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체코 순방 성과를 설명하며 “세계적으로 원전시장이 엄청 커지면서 체코가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한다”면서 “2기에 24조원을 덤핑이라고 비판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AI(인공지능) 반도체 등으로 전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대안이 원전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 기업도 함께 참여하는 현지화를 통해 상대국의 원전 생태계와도 협력해야 한다”며 원전 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대통령실은 “당 지도부를 처음 초청해 상견례와 함께 당 지도부를 격려하고 화합을 다지는 만찬”이라고 이날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렇지만 대통령실과 당은 회동 결과에 온도차를 보였다. 대통령실 한 참석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지만, 당 참석자는 “썰렁했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한식 메뉴에 오미자차가 건배주를 대신해 식탁에 올랐지만 별도의 건배사나 두달 전 만찬에서 이뤄진 러브샷은 없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국정의 두 축인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의료대란과 고물가 등 실타래처럼 얽힌 난국을 풀기위해 수시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해야한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마침 한 대표가 만찬 직후 독대를 재요청했으니 이를 수용해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세계일보에 “정부와 여당이 처한 어려운 상황들을 해결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긴장 관계 해소”라며 “이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지지율 운명공동체’가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역구 현장에서 접하는 의대 정원 논란 후폭풍이 거세다”며 “경제도 어렵고, 자영업자는 너무 힘들다. 정부가 이에 대해 더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이날 만찬에는 대통령실에선 윤 대통령을 비롯해 3실장 8수석, 대통령실 대변인이 참석했고, 당에선 당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단,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대변인단 등이 참석했다.

조병욱·김나현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