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첨단기술 결합…‘세일즈 코리아’의 장으로”

2025-09-12

경북 경주를 대표하는 종합 관광지인 보문관광단지에는 프리미엄 리조트 시설인 ‘소노캄 경주’가 있다. 이곳은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맞춰 지난해 9월부터 한동안 문을 닫고 내부 시설을 완전히 새롭게 단장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름도 당초 ‘소노벨 경주’였으나 시설 개보수 후 현재 이름으로 바꿔 달았다. 소노벨과 소노캄은 소노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리조트 및 호텔 브랜드로, 소노벨이 4성급 숙소에 부여하는 브랜드라면 소노캄은 이보다 상위인 5성급 프리미엄 브랜드로 볼 수 있다.

소노캄 경주는 새 단장을 통해 APEC 회원국 정상과 국빈급 경제인이 투숙할 ‘정상급 숙소(PRS)’ 7실을 확보했다. 세부적으로는 560여 ㎡(약 170평) 규모의 최상위 PRS 1실과 170여 ㎡(약 52평) 규모의 PRS 6실을 갖췄다.

기자가 170여 ㎡급 숙소를 둘러보니 객실에서 보문호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었고, 각종 마감재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깔끔하게 단장돼 있었다. 소노캄 경주 관계자는 “새집 증후군을 없애기 위해 냉난방 시설을 가동해 내부의 냄새 등을 계속 밖으로 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APEC 행사 기간에는 직원 5000명 가운데 선발한 ‘베테랑 직원’을 경주에 배치해 경주를 찾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APEC 정상회의가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린다. 11일로 개막까지는 단 50일이 남았다. 개최지 경주는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역대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상회의장을 비롯해 국제 미디어센터, 만찬장, 경제전시장 등 주요 시설은 공사가 사실상 마무리됐으며 현재는 시운전을 준비하고 있다. 경주를 찾는 국외 정상과 경제인, 언론인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숙박․안전․의료․교통 등의 분야도 치밀한 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 주요 인사들도 경주를 찾아 지원에 나섰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는 물론이고 국회 APEC 정상회의 지원특별위원회 등은 경주를 여러 번 방문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북도는 이번 행사가 대한민국이 초일류 국가로 도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PEC 정상회의 준비를 총괄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988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의 존재를 세계에 각인시켰고, 2002 한일 월드컵과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성장했다”며 “올해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는 대한민국이 초일류 국가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세계 각국 주요 지도자들의 방문이 중요하다. 이 지사는 “APEC 정상회의 성공의 핵심은 21개 국가 정상은 물론이고 세계적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참석 여부에 달렸는데,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 참석이 구체화됐고, 차기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중국의 시진핑 주석, 호주 총리 등도 긍정적인 답변이 오가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제인 중에서는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오픈AI의 샘 알트먼 등의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체적인 준비 상황을 살펴보면 숙박시설의 경우 소노캄 경주를 포함, 총 35개의 PRS가 마련됐다. 도지사를 위원장으로 숙박업계 대표, 분야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PRS위원회’를 구성해 표준모델을 마련하는 등 최고 수준의 PRS를 준비했다는 것이 경북도 측의 설명이다.

정상회의 기간 중 일일 최대 숙박 인원은 7700명으로 예상된다. 도는 경주시의 모든 숙박시설 1만6838실을 전수 조사 후, 외교부 등과 현장점검을 통해 대표단을 수용할 객실 7700실을 확정했다. 롯데호텔 등과 협력을 통한 서비스 직원 교육으로 세계적 수준의 숙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수송․교통 분야로는 김해공항과 경주역을 수송 거점으로 지정했다. 참가자 숙소와 수송 거점 간 27개 노선에 1시간 간격의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관내에서는 30분 단위로 셔틀버스를 운행, 참가자들의 이동 편의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서울-경주 간 KTX, SRT 증설, 인천-김해공항 간 내항기 증편을 통해 참가자들이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주요 진입도로와 노후도로 정비, 다차로 요금소(톨게이트) 설치 등으로 도로 환경도 개선했다. 정상회의 기간 환승주차장 2곳 운영과 차량2부제 자율 실시 등으로 교통 혼잡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의료 부문에서는 5월 24개 협력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경북대학교병원을 APEC 의료지원 핵심 파트너 수탁기관으로 지정하고, 150병상을 확보했다. 동국대학교경주병원에는 사업비 92억 원으로 응급의료센터 확장과 APEC 전용 병동 조성 공사를 진행했다.

도와 경주시는 이번 APEC에서 경제와 문화에 집중한다는 각오다. 대한민국의 경제적 역동성과 ‘K컬처’의 세계적 가치를 경주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경주엑스포공원에 조성된 경제전시장은 ‘경제 APEC’의 상징적 공간이 될 전망이다. 지상 1층, 연면적 2700㎡ 규모의 경제전시장은 대한민국 산업역사관, 첨단미래산업관, 경북강소기업관, 5한(韓) 하우스, K테크 쇼케이스 등 5개의 콘텐츠로 구성된다. 이 전시장에서 도내 26개 첨단산업 기업이 참여해 기술과 상품을 선보인다. 특히 국내 대표 대기업 4곳이 참여하는 ‘K테크 쇼케이스’를 통해 첨단 신기술・제품 및 미래산업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APEC과 연계한 투자 행사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APEC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통해 수출 상담회와 계약 체결식 등을 개최하고, 경북 투자포럼을 통해 투자 환경 설명회, 1대 1 투자 상담을 진행하며 경북 주요 산업을 소개한다.

이 지사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한류 문화를 세계에 보여주는 세일즈 코리아의 장을 만들겠다”며 “대한민국 산업화 시찰 프로그램도 운영해 ‘세일즈 경북’의 장으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주는 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 신라의 수도이자, ‘지붕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천년 고도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K팝, 드라마, 음식의 뿌리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경북 문화의 DNA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잊을 수 없는 감동 선사할 방침이다. 행사 기간에는 경북도 주관으로 한복패션쇼, 보문멀티미디어쇼, K팝 공연 등 3대 빅이벤트가 준비되고 있다. 한복패션쇼는 한복을 중심으로 한식․한옥․한지․한글 등 5한(韓) 전통문화를 융합한 스토리텔링 패션쇼 등으로 진행한다.

K팝 공연은 대한민국 문화의 대외적 영향력과 국가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전 세계 파급력이 큰 K팝 아티스트와 APEC 회원국 여성 음악인 공연으로 구성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준비를 위해 경주시민은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며 “친절․미소․청결로 대표되는 ‘K-MISO CITY 프로젝트’를 통해 경주를 글로벌 10대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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