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3일(현지시간) 미 의회 개원과 함께 진행되는 하원의장 선출 투표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마이크 존슨 현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존슨 의장에 대한 공화당 강경파의 반발로 하원의장 공백 사태가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탈표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마이크는 나의 완전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 존슨 의장은 선량하고 열심히 일하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다. 그는 옳은 일을 할 것이며 우리는 계속해서 승리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공화당은 상식의 정당”이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이 위대한 기회를 날리지 말자”고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같은 언급은 하원의장 선거가 공화당 내 이탈표로 파행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일부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존슨 의장이 임시예산안 처리 과정이나 우크라이나 지원 등의 문제에서 민주당 친화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주장하며 존슨 의장 지지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내년 1월 개원하는 119대 의회에서 하원은 전체 435명중 공화당이 219명, 민주당 215명(공석 1명)으로 구성된다. 공화당에서 두 명만 이탈해도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과반 득표 요건(218명)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1월6일로 예정된 상·하원 합동위원회의 대선 결과 인증 절차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이 정권 초기 장악력 약화를 우려해 존슨 의장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며 이탈표 발생을 막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토마스 매시 하원의원이 존슨 의장에 투표할 계획이 밝힌 상황이어서 한 명만 추가로 이탈해도 존슨 의장은 하원의장 연임에 실패한다. CNN은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 선언이 나오기 전까지 약 12명이 존슨 의장 지지를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하원은 앞서 지난해 1월에도 공화당 강경파의 반발로 하원의장 선출에 연거푸 실패하면서 사흘 동안 의장 공백 사태가 빚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