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정지제’로 ‘시간 끌기’를 막자?…FIFA 검토 중

2025-11-12

경기 흐름을 끊는 ‘시간 끌기’가 축구 팬들의 가장 큰 불만으로 다시 떠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지 시계(stopped clock)’ 제도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BBC가 12일 보도했다.

FIFA는 오랫동안 “90분 경기 중 최소 60분은 실제로 공이 움직이는 경기 시간이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하지만 최근 유럽 5대 리그의 실질 경기 시간은 다시 줄고 있다.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58분 11초로 정점을 찍은 ‘볼 인 플레이’ 시간은 2024-25시즌 56분 59초, 이번 시즌에는 55분 5초까지 감소했다. 평균 경기 시간은 100분을 넘기지만, 공이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더 늘어난 셈이다.

두 경기에서는 실제 경기 시간이 46분 미만이었다. 애스턴빌라-본머스전(45분 48초)과 뉴캐슬-리버풀전(45분 55초)이 그 예다. 라리가만 소폭 반등(55분 14초)을 기록했을 뿐, 분데스리가·세리에A·리그1 모두 하락세다. IFAB은 지난달 회의에서 “플레이 흐름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중단을 줄이기 위한 추가 조치”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골킥과 스로인에 시간 제한을 두는 방안이 거론됐다.

통계는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골킥으로 낭비되는 시간은 경기당 평균 7분 42초, 한 번당 30.4초에 달한다. 번리의 경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22차례 골킥으로 13분 40초를 소모했다. 스로인에서는 평균 11분 20초가 허비된다. 코너킥은 총 6분, 프리킥은 13분 이상이 소요돼, 합산하면 한 경기당 38분 넘게 경기가 멈춰 있는 셈이다.

새 제도는 공이 아웃되면 시계를 멈추는 방식이다. 이론상 FIFA가 원하는 ‘순수 경기시간 60분’을 보장할 수 있다. 농구나 미식축구 등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방식이다. 그러나 실제 경기 시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평균 경기 길이(100분 46초)를 기준으로, 공이 멈출 때 시계를 정지시키면 평균 98분 35초 수준이 된다. 즉, 경기 전체 소요 시간은 지금과 비슷하다. 관건은‘경기 종료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다. 예컨대 공이 자주 멈추는 경기(아스널-슬라비아 프라하전 등)는 2시간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야간 경기 일정, 중계 편성, 관중 귀가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부담이 따른다.

IFAB은 오는 2026년 월드컵 전까지 시범 리그를 통해 시계 정지 방식을 시험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지연 행위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축구의 ‘흐름’을 해칠 수 있는 제도적 변화”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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