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일 스즈키 코리아 대표이사...“침체된 모터스포츠 산업 견인에 앞장설 것”

2024-06-28

한국에서 이륜차(오토바이) 산업이 활성화된 것은 30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1978년 기아기연과 대림자동차 등 국내 이륜차 산업은 존재했었고 조선업이 호황이었던 시기 노동자들의 발이 되어줬던 오토바이의 특수도 있었지만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던 시기에 이르러서야 해외의 유명 브랜드들이 국내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녹색경제신문은 2005년 서울 중구 퇴계로에서 스즈키 모터사이클을 국내에 독점 공급하며 스즈키 코리아를 창업한 강정일 대표이사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편집자 주)

[녹색경제신문 = 박순모 기자]

모토크로스 챔피언 출신 CEO

스즈키 코리아 강정일 대표이사는 1972년 제1회 한미트랙 경기대회 종합 우승을 시작으로 국제 대회와 국내 모토크로스(경량화된 모터사이클을 오프로드에서 점프와 착지, 급커브를 주파하며 경쟁하는 종목) 대회에서 수없이 많은 우승을 차지했던 챔피언급 선수였습니다. 1978년 국가대표 자격으로 일본 스즈카 모터크로스 경기에 출전한 최초의 기록도 갖고 있고, 1990년 기네스(GUINNESS) 오토바이 점프 부문에서 신기록을 수립하는 등 모터사이클 레이스에 대한 실력과 경험뿐만 아니라 이해도와 인지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당시 국제적으로 위상이 높았던 스즈키와도 연을 맺게 됩니다.

스즈키 코리아의 시작

2005년에 국내 이륜차 산업의 모태로 불렸던 서울 중구 퇴계로에서 스즈키 직영 매장과 서비스센터를 오픈하는 것으로 스즈키 코리아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2006년에 스즈키의 간판 모델인 GSX-R 시리즈를 출시하며 국내 이륜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떨친 뒤, 어드레스125와 GSR125를 출시해 ‘스프린터 스쿠터’ (고속 주행 능력이 좋은 스쿠터) 유행을 이끌었습니다. 2008년에는 스즈키 서포트센터를 완공해 당시에 흔치 않던 정식서비스센터의 위용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스즈키 코리아는 2010년부터 소방방재청에 버그만650을 공급했었는데 기동성이 높고 안정성이 좋은 대형 스쿠터였기 때문에 소방관들에게 환영받았습니다. 2013년에는 전국에 널리 퍼져있던 딜러들의 네트워크를 규합할 대규모 컨퍼런스를 개최해 세일즈와 서비스 품질 향상을 도모했습니다.

스즈키는 모델명이 하나의 카테고리처럼 상징성을 갖게 된 제품들이 풍부합니다. 스포츠 어드벤쳐 장르를 대표하는 ‘브이스트롬’, 날카롭고 강력한 이미지의 헤리티지를 갖춘 네이키드 바이크 ‘카타나’, 양산형 모델 중 세계 최초로 시속 320km/h를 돌파한 ‘하야부사’, 고급스러운 스쿠터 ‘버그만’등 대표 제품들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국내 이륜차 산업은 2014년쯤 성장세가 둔화하며 정체 구간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새롭게 확산되던 배달 산업 CF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로 저배기량 소형 이륜차들의 수요가 폭증하게 됐고, 2019년 말 코로나 현상을 겪으며 국내 산업들이 위기를 맞이할 때, 이륜차 산업은 모든 면에서 호황기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배달 산업 종사자들의 폭증은 2종 소형 면허 취득자의 증가로 이어지며, 상용 바이크와 레저 바이크, 모터사이클 기어(헬멧과 재킷 등 안전 장비) 와 배달 컨테이너와 기타 액세서리까지 소위 ‘만들면 팔리는’ 시기로 기록됐습니다. 코로나 이후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 믿었던 국내 이륜차 산업은 2021년 수에즈 운하가 촉발한 물류대란, 코로나 사태로 위축되거나 폐업했던 해외 모터사이클 공장들과 물가 상승 때문에 원가가 크게 상승했고, 필수소비재로 구분할 수 없었던 모터사이클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편집자 주)

“경기 침체의 극복은 온라인 마케팅 강화와 소비자에게 경험 전달을 전달하는 것”

2021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륜차 소비 위축에 대한 강정일 대표에게 스즈키 코리아의 해법을 물어봤습니다. ‘현재까지도 경기 침체는 이어지고 있고, 이륜차 관련 사업자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이어왔던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판매 활동을 인스타그램과 같은 온라인 마케팅 중심으로 전환하며 고객과의 간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정일 대표의 답변은 온라인 마케팅이 자리를 잡고 있던 자동차 산업과 달리 국내 이륜차 산업의 온라인 마케팅에 미개척지가 많다는 뜻입니다.

스즈키 코리아는 2023년부터 원 메이커 레이스(참가자들이 단일 브랜드 모터사이클로 진행하는 경기) GSX컵을 기획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서킷 레이스의 참가 문턱을 크게 낮춰 10대 후반부터 50대 시니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서킷 주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기존의 서킷 주행은 개인이 부담하기에 부담스러운 이용비와 일정 수준 이상의 주행 기술을 보유한 준 선수급이 아니라면 경험하기 어려운 이벤트였습니다.

‘모터사이클에 관심이 있는 누구에게나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원 메이커 레이스 GSX컵은 전국의 스즈키 판매점을 중심으로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레이싱 팀을 구성해 라이딩 기술을 습득한 고객들이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는 엔트리 레이스입니다.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수소 스쿠터도 도입할 생각”

우리는 지금 탄소배출 저감이 필수적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배출가스 규제와 소음 규제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규제가 신설되고 있으며, 규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많은 이륜차 브랜드가 고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스즈키 코리아의 대응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저희는 기술 혁신과 품질 관리, 배출가스를 최소화하고 소음 기준을 충족하는 이륜차를 선택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공회전의 시간을 줄여 불필요한 탄소배출을 피할 수 있도록 고객들에게 해당 정보를 전달하고 있으며, 스즈키는 전기 및 수소 차량을 준비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국내에 충전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버그만 200을 베이스로 개발한 수소 스쿠터도 들여올 생각입니다. 스즈키 본사도 마찬가지이지만 스즈키 코리아도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효율이 극대화된 최고 연비 제품의 유통 그리고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사회적 책임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스즈키 모터사이클은 1909년 ‘스즈키 방직기 제작소’로 창업하여 1920년 ‘스즈키 방직기 주식회사’로 법인을 설립한 이래 지속 성장을 이루며 지난 2009년 창립 1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스즈키는 "달리는 즐거움" "사용하는 기쁨" "소유하는 행복"을 키워드로 삼고,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격적 125cc 이륜차인 「고레다」 그리고 현재의 일본 자동차 대중화에 선구가 된 경형 사륜차 「스즈라이트」 모두 그 시대 최고의 선진 기술을 구현한 획기적인 제품들로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스즈키는 현재 이륜차, 사륜차, 마린, 특수기기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전 세계 약 196개국에 거래처를 두고 스즈키의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스즈키 코리아 강정일 대표 약력>

2019 ~ 2022 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KOMIA) 회장

2008 ~ 스즈키코리아 대표이사

2002 ~ 4 서울모터사이클연합회 회장

<선수경력>

1990 기네스(GUINNESS) 오토바이 점프 부문 (30.30미터) 기록 수립

1983 ~ 4 사단법인 한국오토바이 협회 공인 모토크로스 대회 챔피언

1984 제 5회 모토크로스 선수권 대회 우승

1983 제 1회 전국 모토크로스 경기대회 우승

1984 제 2회 모토크로스 선수권 대회 우승

1983 제 57회 전국오토바이 선수권 대회 우승

1982 한미 수교 100주년 기념 한미 친선 오토바이 경기대회 우승

1980 제 46회 전국오토바이 선수권 대회 장애물 경기 우승

1979 제 38회 국제오토바이 경기대회 우승

1978 한국최초 일본 스즈카 모터크로스 경기 국가대표 출전

1976 제 25회 국제오토바이 경기대회 우승

1972 제 1회 한미트랙 경기대회 종합 우승

<사회활동>

2017 ~ 가톨릭 경제인회 부회장

2012 제 18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민소통 직능 공동위원장

2011 상록포럼 정책 자문위원

2006 ~ 8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성당 사목협의회 총회장

1997 ~ 2007 서울지방검찰청 범죄예방 선도위원

1995 ~ 7 TBC교통방송 모터사이클 선도 자문위원

1995 MBC스포츠TV 모터사이클 해설위원

박순모 기자 re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