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브랜드 10% 늘어날 때 가맹점 수는 3% 증가 그쳐
가격 인상으로 매출 늘어도 지출 비용 늘며 수익성은 더 악화

외식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가맹본부와 브랜드 수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맹점 수 증가율이 가맹본부나 브랜드 수 증가율 대비 3분의1 수준에 그쳐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은 더디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데일리안이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작년(정보공개서 등록 기준) 커피, 치킨, 한식 등 3개 업종의 총 가맹본부 수와 브랜드 수는 각각 4558개, 5690개로 집계됐다.
전년도 4140개, 5157개와 비교해 가맹본부 수는 10.1%, 브랜드 수는 10.3% 증가한 수치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외식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외식업을 영위하는 가맹본부와 새로운 브랜드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반면 최일선에서 소비자를 상대하는 가맹점 수 증가율은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3개 업종의 작년 총 가맹점 수는 9만8476개로 전년도인 2023년 9만5008개 대비 3.6% 늘었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수가 늘어나는 만큼 더 치열해진 경쟁 탓에 개별 가맹점의 수익성이 더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면서 가맹점의 매출은 높아졌지만 최저임금과 식재료 상승 등으로 오히려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액은 108조8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고, 가맹점당 매출액은 3억6092만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어났다.
반면 2022년 기준 음식 서비스 산업 폐업률은 15.7%로, 이는 산업별 평균 폐업률(8.0%)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프랜차이즈 저가커피 매장이 빠르게 늘면서 가성비에 밀려 문을 닫는 개인 커피전문점도 급증하는 추세다.
작년 서울에서만 4600곳이 넘는 커피전문점이 문을 닫았다.
또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 평균 가맹사업 기간은 3년9개월로 시장 포화우려가 큰 치킨(6년6개월)이나 최근 해외에서 유명 브랜드가 잇달아 상륙한 패스트푸드(4년3개월)이 비해서도 가맹사업 기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과 저가커피를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업체가 늘어나며 작년 프랜차이즈 산업 종사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양적 성장에 비해 가맹점 수익성 등 질적 성장은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업종 내에서도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고물가 현상이 길어지는 만큼 올해도 외식업계의 양극화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