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임금 2% 상승...근로자들 '냉랭' 왜

2025-01-06

[FETV=김주영 기자] 올해 상반기 건설업 하루 평균 임금 기준이 지난해 동기 대비 2%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건설근로자들의 평가는 냉랭했다.

6일 건설 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건설업 임금실태조사’에서 전체 132개 직종의 하루 평균 임금은 27만6011원으로 작년 상반기 27만789원보다 1.9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27만4286원에 비해0.63% 오른 것이다. 이 중 일반 공사 직종의 하루 평균 임금은 26만427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9%, 직전 반기 대비 0.84% 상승했다.

건설업 종사자들은 올해 상반기 임금 상승 폭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공사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고 우려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임금 인상은 필수적"이라며 상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공사에서는 인력 의존도가 높은 공정이 많아 공사 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에 달한다"며, "이 중 2%가 상승하면 원가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원자재 가격이 30~40% 가까이 급등하면서 건설사들이 기존 계약 공사에서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전문 건설업체들이 원가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다"며 업계 어려움을 전했다​.

반면, 임금 상승을 근로자와의 상생을 위한 필수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2% 상승은 자재비 상승률에 비하면 크지 않다"며, "근로자들도 물가 상승 속에서 생계를 유지하려면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임금 상승이 기업에 부담이 될 수는 있지만, 상생을 위해 이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은 임금 상승 효과를 실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건설현장 근로자는 "하루 일당이 2% 올랐다고 하지만, 4대 보험 공제와 같은 비용을 빼면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소득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건설업 특성상 날씨나 현장 여건으로 인해 일할 수 있는 날이 제한적이라며, "1년 동안 꾸준히 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질 연봉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김준태 전국건설노동조합 국장은 "건설 현장에서 표준품셈에 따라 지급되는 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거의 없다"고 지적하며,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임금이 단계마다 삭감되기 때문에 실제 근로자가 손에 쥐는 금액은 표준품셈보다 훨씬 낮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국장은 "비가 오거나 날씨가 나쁘면 공수를 채우지 못해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2% 임금 상승은 체감 효과가 매우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건설 현장에서 악천후로 인해 작업이 중단될 경우를 대비한 임금 보전 장치가 필요하다"며,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건설근로자들은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 근로자는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임금 2% 상승은 체감되지 않는다"며, "현장 근로자들이 더욱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임금 실태조사 결과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공사 원가 산출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건설사와 근로자 모두 임금 상승과 관련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이러한 괴리를 좁히기 위한 추가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근로자의 안정적인 소득 보장과 건설사들의 공사 원가 부담 완화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근로자들은 임금 외에도 연속적인 근로 일수 보장과 복리후생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건설사들은 자재비와 인건비 부담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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