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리뷰] 멋은 최고, 음질은 심심한 다이슨 헤드폰 온트랙

2024-10-22

저는 이제 헤드폰 메뚜기 생활을 청산하려고 합니다. 왜냐고요? 간지.

자, 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다이슨 온트랙을 2주 정도 사용해본 소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이슨 온트랙은 다이슨의 두번째 헤드폰이죠. 첫번째 헤드폰인 다이슨 존은 휴대용 공기청정기가 달린 제품이었죠. 저는 굉장히 좋았는데 전 세계 리뷰어들의 혹평을 받았습니다. 저게 뭐냐, 구속구야 뭐야, 신조인간 케샨이야 뭐야 하면서 전 세계에서 두들겨 맞았죠. 그런데 간지 원툴로 사는 제 입장에서는 정말 좋았습니다. 이거 보십쇼. 간지나지 않습니까? 저때 도톤보리 제가 다 쓸어버렸습니다. 농담이고요.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코스프레, 패션용으로 상당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고 저는 말씀드렸는데 다른 사람들은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그떄 아마 공기청정기를 뗀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이렇게 예상했는데 나왔죠. 그게 바로 온트랙입니다.

여러분이 온트랙에 가장 궁금한 건 무엇이었나요? 저는 얼마나 간지가 나느냐였습니다. 그래서 써봤는데요. 맙소사. 저 같은 옆광대형 얼굴에 드디어 어울리는 제품이 나왔습니다. 제가 리뷰한 다른 헤드폰 보시면 저는 정말 헤드폰이 그 어떤 것도 안어울립니다. 광대가 발달한 사람들 대부분 그래요. 특히 에어팟 맥스 쓰면 패고 싶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헤드폰보다는 이어폰을 선호하는데요. 온트랙 딱 끼고,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드네요.

우선 제가 낀 색상은 헤드밴드 CNC 코퍼, 이어컵은 울트라 블루, 캡은 CNC 코퍼입니다. 전통적으로 다이슨이 잘 쓰는 색이죠. 그런데, 이게 분리가 됩니다.

이렇게 돌리면 캡과 쿠션이 다 분리가 되고요. 분리는 돌리기만 하면 돼서 쉬운데 끼울 땐 약간 어려워. 프로 박살러 여러분들은 조심하셔야 됩니다. 캡은 자석이 약간 적용돼서 안 어려운데 쿠션은 어떻게 끼워도 약간 들뜬 부분이 남아요. 열심히 하셔야 됩니다.

이게 왜 분리가 되느냐. 다들 아시죠. 교체를 할 수 있습니다. 양쪽 캡, 쿠션 색을 다르게 할 수도 있고요. 깔맞춤을 할 수도 있고 해서 거의 2000가지 정도의 조합이 가능합니다. 아쉬운 점은 헤드밴드의 이 컬러는 교체가 안 되거든요. 그래서 헤드밴드 컬러는 심혈을 기울여서 골라야 하는데, 보시면 세라믹 시나바 컬러 외에는 대부분 별로 안 튀는 색이예요. 그래서 헤드밴드는 무난하게, 쿠션과 컵을 좀 튀게 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컵과 쿠션은 추가 구매가 가능해서 일단 헤드밴드만 잘 고릅시다.

이게 색 조합이 쉽지가 않잖아요. 그런데 이게 사이트에서 색조합을 해볼 수가 있거든요. 이렇게 색조합을 하고 360도로 돌려볼 수 있는데, 제가 찾은 최고의 색 조합은 이겁니다. 티타늄과 핑크. 예쁘지 않습니까?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캡의 소재인데요. 다이슨이 잘 쓰는 유광 금속이 있고, 무광 금속인 티타늄, 그리고 세라믹 컬러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퓨처리즘적인 느낌과 모던한 느낌을 섞어서 쓸 수 있겠죠.

보통 헤드폰은 블랙 혹은 베이지 계열 많이 쓰시죠. 무난한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컬러들입니다. 그런데 무난함과 화려함을 오갈 수 있다? 매력적이죠.

성능 이야기 해볼게요.

노이즈 캔슬링 최고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정밀하게 잘 작동합니다. 일단 마이크가 8개예요. 에어팟 맥스와 비슷한 수죠. 소음은 초당 38만4000번 스캔합니다. 미쳤죠? 이래서 노캔 자체를 최고 레벨로 해준다-이런 느낌보다는 이게 소음인지 아닌지 골라서 캔슬링해주는 정밀도가 뛰어나다-는 느낌입니다. 저희집이 바람이 많이 불고 공사도 많이 있는 편인데, 노래를 끈 상태에서 들어도 공사 소리는 거의 안 들리고요. 바람 소리도 상당히 약하게 들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약간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꼭 길에 다닐 때는 주변음 허용으로 사용하시고요. 재밌는 게 마이 다이슨 앱에 가시면 이 소음 레벨이 얼마나 취소가 되고 있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보면 제 주변 소음은 60~70dB 정도고요. 이걸 꾸준히 40dB 근처로 만들어주고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음질은 사실 저는 상관없습니다. 간지가 먼저죠. 그렇지만 궁금한 분들을 위해서 말씀드리면, 세팅 자체는 무난합니다. 헤드폰 무게가 451g이거든요. 다른 제품 두배 정도 되죠. 그러니까 굉장히 헤비한 사운드가 날 것 같잖아요. 아닙니다. 해상력 위주, 그러니까 굉장히 섬세한 소리를 유쾌하게 풀어낸 소리가 나고요. 이퀄라이저는 인핸스드, 베이스 부스트, 뉴트럴 세가지뿐인데 베이스 부스트를 해도 다른 제품보다 가벼운 소리가 납니다. 대신 소리는 꽤 섬세한 편인데요. 요즘 K-POP들 굉장히 섬세한 음악이 많잖아요. K-POP에 잘 어울리고, 힙합이나 EDM 같은 음악에는 그냥 그렇고, 재즈나 클래식이 잘 어울리는 그런 음향입니다. 전반적으로 심심해요.

여러분 모두 헤드폰에 대한 특별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뭔가 귀가 트이는 듯한 그 느낌. 제 경우에는 뱅앤올룹슨 베오플레이 헤드폰, 보스 QC 울트라를 썼을 때 그랬습니다. 그런데 온트랙에서는 그런 특별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대신 공간감은 좀 괜찮았어요. 이게 내부를 보시면 지향성, 소리의 방향을 조절하기 위해서 출력부가 한 13도 정도 꺾여 있거든요. 그래서 소리의 공간감은 꽤 생깁니다. 그런데 그것도 에어팟 맥스보다는 못했고요. 괜찮은데 무난하고 심심하고 그렇습니다.

그러나 저는 삽니다. 간지 때문이죠. 음질이 물론 중요하지만 저는 간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패션에 맞춰서 컬러를 바꿀 수 있다? 저처럼 옷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미친 제품이죠.

제품 편의성은 뭐 괜찮습니다. 아주 무겁지만 무게 분배를 잘 했어요. 여기만 압력이 가는 게 아니라 이쪽에도 압력이 가게 만들었고요. 배터리가 측면에 들어 있어서 무게보다는 덜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편하냐고요? 아뇨 아픕니다. 다른 제품보다 아프긴 아픈데 2배로 아프진 않아요.

자, 그럼 이 제품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

저 같은 옆광대형 여러분. 사세요. 여러분에게 유일하게 어울리는 헤드폰이 될 겁니다.

음질에 민감한 여러분. 사지 마세요. 듣고 있으면 졸립니다.

패션에 미친 여러분. 사세요. 대안 없습니다. 이거예요.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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