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브리핑] 푸틴의 자랑이었지만, 결국 실패작이 된 지상전투로봇

2025-10-19

10월 1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 육군협회(AUSA) 컨퍼런스·전시회가 열렸다. 미 육군은 행사를 통해 앞으로 획득 방향에 대해서 소개했고, 드론과 대드론 등 첨단 기술도 선보였다. 반면,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자랑하던 무인 전투로봇 우란-9이 시리아에 이어 우크라이나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군 현대화 사업의 실패작 중 하나로 낙인 찍히는 등 체면을 구겼다.

①시리아에서 체면 구긴 러시아 전투로봇, 우크라이나에서도 활약 못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다양한 러시아 무기의 시험장이 되고 있지만, 러시아가 그동안 자랑하던 무인 전투로봇은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 군사매체 디펜스 블로그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선보이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칭찬했던 러시아의 차세대 전투로봇 우란-9이 러시아군 현대화 사업의 가장 부끄러운 실패작 중 하나가 됐다.

국영 방산기업 로스텍이 2016년 공개한 우란-9은 수백만 달러 규모의 프로그램으로 로봇 전쟁의 미래를 향한 도약으로 평가받았고, 무인 지상 시스템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소개됐다. 당시 러시아 국영 언론은 러시아군이 아타카 대전차미사일, 30㎜ 기관포 등으로 무장하고 열화상 카메라와 레이저 지시기를 포함한 복잡한 광학·표적 시스템을 탑재한 첨단 로봇을 20대 도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러시아 언론은 우란-9을 가장 위험한 전투 지역에서 전차와 보병 전투 차량을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홍보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2018년 4월, 러시아 국방부 제3중앙연구소의 A.P. 아니시모프 선임 연구관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과학 회의에서 우란-9이 시리아에서 보인 성능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아니시모프에 따르면, 우란-9은 전투 작전 중 전방 지휘소의 평균 유효 통제 거리는 저층 건물이 있는 도심 지역에서 300~500m에 불과했고, 1분 이내 단기 통제력 상실 사례가 17건, 최대 1시간 30분에 이르는 장기 통제력 상실 사례가 2건 발생하는 등 통제에 문제가 많았다. 시험 과정에서는 서스펜션·궤도 부품 등의 신뢰성이 떨어졌고, 정찰을 위한 광학 센서도 2㎞ 밖의 표적도 탐지·식별하지 못했으며, 30㎜ 기관포도 여러 차례 고장을 일으키는 등 신뢰성 부족을 드러냈다.

러시아 국방부는 여러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고 수출도 추진했다. 그러나 거래 성사에 가장 가까웠던 미얀마에선 군 최고사령관이 우란-9을 직접 참관까지 했지만, 도입하지 않는 등 수출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러시아 정부의 우란-9에 대한 칭찬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도 우란-9은 목격된 적이 없다.

러시아의 무인 전투 로봇에 대한 과대 포장은 우란-9에 그치지 않는다. 2023년 1월, 러시아 부총리와 연방우주국 로스코스모스 대표를 역임했던 드리트리 로고진이 마르케르 무인전투로봇 4대를 현장에 투입해 유럽이 지원한 전차를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개발사는 로봇의 우크라이나 전장 투입은 정찰 시스템과 화물 운송 시스템 시험이 목적이라고 의미를 축소했었다.

②미 육군, 드론 대량 생산 위해 스카이파운드리 프로그램 시작

미국 군사 매체 디펜스 뉴스에 따르면, 드론 도입에 적극적인 미 육군이 낡은 산업 인프라를 현대적인 드론 생산 네트워크로 전환하려 시도 중이며, 시제품에서 대량 생산으로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고 있다.

미 육군은 지금까지 드론의 대량 도입을 방해해 온 관료주의와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빠르게 군이 필요로 하는 드론을 개발·시험·배치하려고 ‘스카이파운드리(SkyFoundry)’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전장에 넘쳐나는 소형 소모성 무인 항공기를 월 1만 대씩 대량 생산하는 것이다.

스카이파운드리 프로그램을 책임진 미 육군 물자사령부는 록 아일랜드 병기창에 금속과 복합재 같은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3D 프린터 등 최첨단 제조 시설에 많은 투자를 했다. 록 아일랜드 병기창은 3D 프린팅을 사용해 드론 본체와 프레임을 생산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겨울까지 시간당 최대 60대의 소형 드론 본체를 생산할 수 있는 신형 3D 프린팅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장비가 도입되면 연간 12만 대의 드론 본체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대량 생산이 이루어지면, 드론 본체 대당 비용도 100달러 미만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모한 물자사령부 사령관은 록 아일랜드에서 기체와 프로펠러, 프레임을 생산하고, 펜실베이니아주 토비해나 보급창에서 배선 하네스·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브러시리스 모터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령관은 생산된 부품들은 텍사스주 레드리버 보급창으로 운송돼 최종 조립과 테스트가 이루어지고, 배터리 생산도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각 기지는 네트워크로 연결되는데, 각자가 제조 공정의 특정 부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동시에 중앙 저장소를 통해 데이터, 디지털 설계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공유할 수 있다.

사령관은 켄터키주 리치먼드에 있는 블루그래스 보급창이 드론 혁신 센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령관은 블루그래스에서 드론을 활용해 인공지능 기반 보안 시스템도 구축했으며, 특수작전 부대를 위한 몇 가지 작업도 진행 중이며, 이 모든 것을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록 아일랜드 병기창 부사령관은, 자신들이 회계연도 말까지 육군의 1000대 목표에 맞춰 드론 본체를 생산할 예정이며, 2026년까지 생산량을 급격히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령관은 월 1만 대의 드론 생산을 목표로 하는 초기 투자에 약 1억 9700만 달러가 필요하며, 미 육군은 향후 3년간 이러한 노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려고 매년 1억 5000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사령관은 드론 부품의 90%가 중국과 대만에서 수입되지만, 자신들이 구축하는 시스템에는 중국산 부품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③대만, 다층 방어체계 T-돔 계획 발표

10월 10일 로이터와 디펜스 블로그 등 매체에 의하면, 중국의 군사적 압박을 받는 대만이 적대적 위협으로부터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대만의 방패(台灣之盾·T-돔)’라는 다층 방어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건국절 행사에서 이 시스템 구축을 대만 국가 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규정했다. 총통은 T-돔이 다층 방어, 고고도 탐지, 효과적인 차단 기능을 갖춰 국민을 보호하는 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돔 구축 계획은 대만 국방부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시스템이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과 유사한 체계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다층적인 대공 미사일 방어망을 갖추고 있는데, 최하층부터 아이언돔, 다비드 슬링, 애로 2/3로 구성돼 있다.

총통은 최근 중국군에 의한 대만 영공과 해역 침범 사례가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국방비를 늘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총통은 내년에 국방비를 GDP의 3% 이상으로, 2030년까지는 최대 5%까지 증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계획은 야당이 장악한 입법부에 의해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올해 여러 주요 국방 예산안이 부결됐다.

미국은 대만이 공격받을 경우 대만에 무기를 지원할 법적 의무가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에 자체 방위력 강화를 거듭 촉구해 왔다. 미국은 여전히 대만의 가장 중요한 안보 파트너이지만, 양국 관계자들은 대만이 자체 억지력 인프라를 확장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웰링턴 구 대만 국방부 장관은 총통의 T-돔 구축 계획 발표 직후, 기자들에게 적 표적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시스템을 통합하는 ‘센서-투-슈터’ 개념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의 기존 지대공 방어체계는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과 자국산 톈(天弓) 미사일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대만은 고고도 요격을 위한 치앙쿵(強弓) 미사일도 개발하여 최근 발표했다.

장관은 미사일·항공·드론 방어 능력을 통합하지 않으면 효율적인 요격이 불가능하다며 기동성과 높은 생존 가능성을 강조한 장비 조달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마련될 특별 예산이 T-돔을 위한 신규 장비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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