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특화 '디지털트윈' 연구소 기업 탄생 [스타트업 스트리트]

2025-12-17

산업용 디지털 트윈 벤처 기업 이안과 한국전력기술이 합작 법인 형태의 연구소 기업을 출범시킨다. 양사가 만든 신생 기업은 원자력 발전소에 특화된 디지털 트윈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가상 설비 플랫폼을 개발한다. 새로 개발될 원전 특화 디지털 트윈은 체코 신규 원전 건립과 고리 원전 해체 작업 등에 쓰일 전망이다.

17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이안과 한전기술(052690)은 최근 합작 법인 케이아이텍 설립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케이아이텍 사무실은 대전 유성구에 마련됐으며 이승호 이안 대표가 케이아이텍 법인 대표를 맡아 사업을 총괄한다. 이날 케이아이텍은 대전 본사에서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사업 출항을 알렸다. 출범식엔 이 대표와 김선관 한전기술 부사장 등 이안 및 한전기술의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케이아이텍은 이안과 한전기술의 사업 특성을 고려해 원전 특화 디지털 트윈 기술 연구소 기업으로 사업의 첫발을 뗀다. 설계 도면 스캔, 자재 데이터 입력, 원전 내부 스캔 등을 바탕으로 원전 내 설비를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하고 3차원 공간에 복제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서 원전의 각종 설비 유지보수 업무 등의 가상 작업 시나리오를 가동하며 실제 작업 전 안전성을 가늠하는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아울러 케이아이텍은 디지털 트윈과 결합한 AI 플랫폼 개발에도 착수한다. 현장 작업자가 디지털 트윈 앱을 업무에 활용할 때 자연어로 업무를 지시하면 그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AI 에이전트 기능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승호 케이아이텍 대표는 “케이아이텍의 궁극적인 목표는 원전 산업의 운영 효율 및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지능형 기술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아이텍은 한전기술의 연구소 기업 설립 공모 사업으로 탄생했다. 한전기술은 케이아이텍 설립에 앞서 2개의 연구소 기업을 설립했으며 지난해 초 연구소 기업 3호 설립을 위한 사업 공모를 냈다. 이번 3호 연구소 설립 사업은 한전기술과 민간 기업의 전문 기술을 결합해 경쟁력을 갖춘 에너지 산업 기업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이안은 2011년 설립된 산업용 디지털 트윈 전문 기업이다. 산업용 디지털 트윈은 가상환경에서 공장 유지보수, 안전관리, 설비 변경 등의 작업 공정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필요하다. 특히 최근 제조업체들의 공장 자동화 열풍이 불면서 기존 공장을 자동화 설비로 전환하기 전 작업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절차가 늘면서 디지털 트윈 수요도 증가하는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전 세계 디지털 트윈 시장이 지난해 250억 달러(약 37조 원)에서 20230년 1558억 달러(약 231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전기술 역시 원전 설계 및 해체 작업에서 디지털 트윈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안을 파트너로 채택했다. 원전 설비 작업 특성상 고위험 환경에 노출될 위험이 큰 만큼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 단계를 거치며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고위험 작업 환경을 가상공간으로 구축할 땐 소형 자재 1개가 시뮬레이션 및 실제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밀한 디지털 트윈 기술이 필요하다. 이안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디지털 트윈을 고객사 공장에 적용한 노하우를 갖춘 덕에 한전기술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케이아이텍의 디지털 트윈 기술은 2037년까지 진행될 고리 원전 1호기 해체와 체코 신규 원전 건설 등에 실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원전 산업에서 현장 제어 관련 기술은 대규모 안전사고와 직결된 핵심 기술”이라며 “원전 특화 지능화 솔루션을 고도화시킨 후 에너지 산업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