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수입 세계 5위 한국, 현지서 뿜은 메탄 연 4670만t···국내 발생의 9배

2025-06-30

2023년 기준 메탄 배출량 추산

채굴·생산 단계에서 다량 발생

온실효과 ‘이산화탄소의 28배’

“수입 기준서 메탄 규제 강화를”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수입으로 한국이 해외에서 배출한 메탄이 연 4670만t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부문 국내 메탄 배출량의 9배가 넘는 수치다.

유종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기후솔루션이 30일 발간한 보고서 ‘화석연료 수입국 한국의 메탄 감축을 통한 사회적 편익’을 보면 한국이 2023년 수입한 석탄·석유·가스로 생산국에서 발생한 메탄 배출량은 약 4670만t에 달했다. 연구진은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국가에너지통계연보 등을 바탕으로 연간 메탄 배출량을 추산했다. 2022년 국내 에너지 부문 메탄 배출량은 약 500만t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화석연료 수입은 전 세계에서 5위 수준”이라며 “한국은 국내에서 화석연료 소비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배출량은 집계했지만 원료 생산지에서 발생하는 양은 간과해왔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는 소비 단계보다 채굴 및 생산 단계에서 훨씬 많은 메탄을 배출한다.

한국은 석유와 가스의 98%를 수입한다. 주요 석유 수입국은 미국,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등이다. 가스는 주로 미국, 러시아, 카타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입한다.

기후솔루션이 이날 함께 발간한 보고서 ‘석유·가스 수입국 한국의 메탄감축기회’에 따르면 한국으로 수입된 석유와 가스가 국경 내에서 배출한 메탄은 170만8000t이다. 국경 외 발생량은 약 17배인 3008만1000t에 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배출량이 552만2000t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493만2000t), 이라크(362만9000t), 아랍에미리트(348만2000t) 등이 뒤를 이었다. 석탄 발전으로 인한 메탄가스 배출량은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수십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지녔다. 대기 중 12년간 머물며 빠르게 지구온난화를 가속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메탄의 ‘지구온난화지수’를 28로 정했다. 지구온난화지수는 100년간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한다. 100년 동안 메탄이 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는 이산화탄소보다 28배 높다는 뜻이다. 20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메탄의 영향은 이산화탄소의 8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한국이 수입 석유·가스의 메탄 누출을 규제하는 수입 기준을 도입하면 전 세계에서 192조8000억원의 기후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LDAR(누출 감지 및 복구), VRU(유증기 회수장치)와 같은 상용화된 메탄 감축 기술은 매우 비용이 낮아 산업계에도 부담을 덜 주면서 배출량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EU 등 국제 기준과 발 맞춰 규제안을 마련한다면 국제적으로 메탄 감축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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