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전문가 서바이벌' 시대 열렸다…"공정 가치에 제빵 등 K 고수들 경합"

2025-10-25

전문성 ·스토리텔링·글로벌 확장 결합 효과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과거 아이돌 오디션에 집중되던 서바이벌 공식이 이제는 K뷰티, K푸드 등 전문 분야로 전환되며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되는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요리, 뷰티, 제빵 등 K라이프스타일 산업 전반에 'K 전문가 서바이벌' 시대가 열린 것이다.

최근 OTT와 방송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전문 분야의 '숨은 고수'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산업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가 그 신호탄이었다. 올해 상반기 공개된 이 프로그램은 국내 정상급 셰프들이 '흑'과 '백'으로 팀을 나눠 진검승부를 펼치는 포맷으로, 단순한 요리 대결을 넘어 '한국 셰프'의 정체성과 장인정신을 조명했다. 공개 후 한 달 만에 글로벌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1위를 기록하며 한국 외식 산업의 수준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실제로 출연 셰프들의 식당 평균 예약 증가율은 방송 이후 전주 대비 148% 증가했고, 검색량 역시 74배 폭증하는 등 즉각적인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

이러한 성공은 'K뷰티' 분야에서도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 쿠팡플레이 '저스트 메이크업'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맞붙는 초대형 서바이벌로, 공개 첫 주 대비 시청량이 무려 748%, 약 8.4배 증가하는 수직 상승세를 기록, K뷰티 산업의 글로벌 성장을 견인하는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뷰티에 관심 있는 여성 시청자는 물론, 치열한 예술과 기술의 승부에 매료된 남성 시청자까지 사로잡으며 장르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MBN '천하제빵' 등 'K제빵' 분야로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전국 제과제빵 명장, 동네 빵집 고수 등이 참여하는 베이킹 서바이벌은 'K베이커리 열풍'에 힘입어 새로운 관심과 소비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전문가 서바이벌의 성공 요인은 세 가지 핵심 요소의 결합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는 '전문성'과 '장인정신'의 조명이다. 아이돌 오디션이 '스타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들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수년간 갈고닦은 '기술'과 '철학'을 심도 있게 다룬다. 시청자들은 단순히 경쟁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치열한 과정과 참가자의 고뇌에 공감하며 몰입한다.

둘째는 '서바이벌' 특유의 극한 드라마와 스토리텔링이다. 흑백요리사의 '계급 경쟁', 저스트 메이크업의 '팀 미션과 탈락' 등은 시청자에게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하며 다음 회차를 기다리게 만든다. 이는 OTT 환경에서 콘텐츠를 빠르게 소비하는 현대 시청자들의 니즈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셋째는 'K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이다. K푸드, K뷰티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콘텐츠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 기술'을 영상 콘텐츠화해 브랜드에 대한 궁금증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을 통해 24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되는 등 제작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전략은 파급 효과를 극대화한다.

프로그램 출연자의 가게 예약 폭증, 브랜드 협업, 관련 제품 판매 증가 등은 침체된 외식업계와 뷰티 업계에 실질적인 경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맛집 리스트'를 넘어, 'K전문가'라는 브랜드가 낳는 신뢰 효과의 방증이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뉴스핌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서바이벌이라는 형태가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이끄는 하나의 예능 요소가 되고 있다"며 "서바이벌은 공정한 방식을 통해 우수한 사람을 뽑는 프로그램이다. 2030세대들은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서바이벌을 통해 선발하면 공정하다는 가치가 붙여지게 된다. 그런 요소가 있어 서바이벌에 더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K서바이벌의 글로벌 성공에 대해서는 "요즘은 SNS와 미디어를 통해서 글로벌 격차를 없애버리고 있다. 유행이라는 것들이 순차적으로 오지 않고 대개 비슷한 것들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세계 사람들이 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나라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어디선가 흐름을 타면 다 같이 즐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K팝이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렸듯이, 이제 K뷰티와 K푸드가 영상 콘텐츠를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moonddo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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