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작 2회 수확 벼

2025-07-07

[전남인터넷신문]지난 6월 말에 대만의 농촌을 둘러보는 기회가 있었다. 수확을 앞은 열대 과일 나무 사이로 모내기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모내기 조금 늦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또 다른 논에는 벼를 베고 나서 경운을 하고 있었다.

모내기가 늦은 것이 아니라 이미 벼를 수확하고 나서 모내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대만에서는 일반적으로 1년 동안 벼를 두 번 재배해서 수확한다. 그 이유는 날씨가 따뜻하기 때문인데, 최근 우리나라도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2기작 재배나 1기작 2회 수확을 위한 연구와 대비책을 세워야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1기작 2회 수확(一期作二回収穫)’기술은 한 번의 파종 또는 이앙만으로 벼를 두 차례 수확하는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재배 방식이다.

1기작 2회 수확 재배 방법은 벼의 생육 특성과 기후 환경을 정밀하게 활용하는 고도화된 농업기술로 핵심은 재생벼(再生稲)를 이용한 방식이다. 벼를 수확한 뒤 줄기와 뿌리를 그대로 두고 관리하면, 일정 조건하에서 새로운 이삭이 발생하고 성숙하게 된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첫 수확 후 곧바로 질소 비료를 주거나 관개 조절을 통해 생장을 촉진하며, 일반적으로 약 40~50일 뒤 두 번째 수확이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은 ‘수확 후 재생형 벼 재배’라고도 불린다.

이 재배 방식은 고온 다습한 환경과 충분한 일조가 확보되는 지역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본 오키나와와 규슈 남부 일부 지역, 중국 상하이 이남의 남방 지역, 대만 중남부,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베트남·태국 등지에서 시험적 또는 일부 상용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농연기구(農研機構)를 중심으로 ‘재생벼(再生稲)’ 기술에 대한 실증이 꾸준히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는 매우 우수하게 나타났다.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조생종을 이용해 6월 첫 수확 후 8~9월경 두 번째 수확을 실시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경제성과 환경적 측면에서도 이 기술은 주목할 만하다. 한 번의 이앙으로 두 번 수확이 가능하므로 노동력과 파종·모판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모작 대비 토양 교란이 적고 탄소 배출도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2회차 수확분은 품질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가공용 또는 사료용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농가의 소득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

물론 이 기술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재생 시 병해충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 방제가 중요하며, 두 번째 수확까지의 생육기간 동안 기온이 충분히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2회차 수확량은 1회차 대비 30~50% 수준으로 떨어지므로 품종 개량과 생육 최적화 기술이 병행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온대 지역에서도 여름~초가을까지의 고온 기간이 연장되며, 전남 일부 지역에서도 이 기술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 투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 번의 이앙으로 최대한의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은 농촌 현실에 부합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1기작 2회 수확’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작부 체계의 확장만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업과 저탄소 농업, 그리고 스마트농업 기술과의 융합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드론 기반 생육 모니터링, 자동화된 질소 시비 시스템, 기상 기반 관개 조절 시스템과의 결합은 재생벼 기술의 정밀성과 안정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이 기술은 벼농사의 전통적 패러다임을 넘어 지속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농업 미래를 위한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농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이 ‘1기작 2회 수확 기술’에 대해 전남의 농업 관련 기관에서는 적극적인 연구와 도입에 대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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