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 생기는 엔비디아 ‘AI GPU’ 아성…“AMD 제품 성능, 밀리지 않아”

2025-08-08

반도체 4국지

“엔비디아의 압도적 점유율이 축소될 것”. 최근 한 증권사가 내놓은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조사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80~90%에 이른다. 그런데, 엔비디아의 이 같은 시장점유율이 조금씩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엔비디아의 AI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은 이미 AMD가 대부분 따라잡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AMD는 엔비디아 대항마로 평가받는 미국 반도체 기업으로, AI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업체다. AMD는 엔비디아에 밀려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을 이어오고 있지만, 최근 엔비디아 ‘블랙웰(GB200)’과 경쟁할 수 있는 ‘MI355X’ AI 반도체를 출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GPU를 포함한 AMD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상반기 32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AMD의 기술력에 대해 엔비디아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에서 “AMD가 2026년 AI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20억 달러(약 16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이를 고려해 AMD의 목표 주가를 121달러에서 1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경쟁 우위가 점차 약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AMD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이 엔비디아와 같은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고 엔비디아의 아성이 곧 무너질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엔비디아가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등 생태계 구축에도 공을 많이 들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엔비디아의 쿠다(CUDA)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AI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성능만 보면 AMD가 엔비디아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며 “AMD의 소프트웨어가 사용하기 힘든 반면, 쿠다는 개발자에게 이미 깊숙이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2006년 쿠다 개발 당시 무료로 배포했다. 이 덕에 쿠다가 정착할 수 있었고 곧 업계 표준이 됐다.

한때 ‘반도체 제국’으로 불리던 인텔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인텔은 2분기 29억 달러(약 4조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만5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현재 9만6000명 수준인 인력을 연말까지 2만1000명 더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AI 반도체 경쟁에서 엔비디아·AMD에 밀린 영향이 크다. 여기에 재진출을 선언한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부진한 점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인텔이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에 들지 못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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