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 다발한 산불이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잿더미 속 홀로 화마를 견딘 3층 주택이 화제다.
1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서부 해변에서 발생해 내륙으로 확산한 LA 산불 중 하나인 '팰리세이즈 산불'이 말리부를 덮치면서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주택 다수가 불에 탔다.
대다수의 주택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너지거나 골조만 남은 가운데 여전히 꼿꼿하게 서 있는 하얀색 3층짜리 집 한 채가 눈길을 끌었다.
이 주택은 변호사이자 폐기물 관리업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스타이너 소유의 주택이다. 스타이너는 산불 소식을 접한 직후 "집을 잃은 줄 알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뒤 잔해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는 자신의 집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는 지인들의 연락이 이어졌다.
스타이너는 이번 화재 속 자신의 주택이 불타지 않은 이유로 콘크리트를 활용한 설계를 꼽았다. 그는 자신의 주택이 화재는 물론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강력한 구조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건물 지붕에는 방화재가 쓰였고 강한 파도에도 견디도록 암반 속 15m 깊이의 기반도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스타이너는 이곳에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방문할 때 머물기 위해 이 주택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필요할 때 잠깐만 와서 머물던 곳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화재 소식을 들은 지인들로부터 "'당신을 위해 기도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받는다"며 "그럴 때 '나를 위해 기도하진 마세요, 나는 재산을 잃은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보금자리를 잃었거든요'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금자리를 잃은 분들께 위로를 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