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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6개월 넘게 중단된 미국 주식 주간 거래(데이마켓,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가 올 상반기부터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여러 대체거래소(ATS)와 논의가 원활히 진행되면서 거래 재개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여러 거래 창구를 확보한 만큼 안정성 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재개를 위해 이달 중 증권사들로부터 의견을 취합할 방침이다.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주간 거래 수요가 큰 만큼 상당수 증권사들은 거래 재개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투협도 증권사와 투자자의 수요를 적극 반영해 신속히 다시 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제이슨 월러크 브루스ATS 최고경영자(CEO)와 브라이언 하인드먼 블루오션테크놀로지스 CEO 등 잇따라 미국 ATS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탄력이 붙은 측면도 있다. 이들은 금투협 및 증권사와 주간 거래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기존에는 블루오션이라는 하나의 ATS로 주간 거래를 진행했지만 여러 거래소를 통해 거래가 가능한 환경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배경이다. 블루오션은 서울 여의도에 사무소를 열고 거래 중단과 관련해 재발 방지책을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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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거래소와 협업을 추진해 주간 거래가 재개되면 기존보다 더욱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정 거래소의 시스템 불안정으로 거래가 정지되더라도 다른 거래소를 통해 주문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복수의 거래소가 시장에 들어오는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많은 ATS들이 지속적으로 국내 증권사들에 협업을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블루오션의 거래 중단으로 공백이 생긴 주간 거래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는 지난해 8월 6일 ‘블랙 먼데이’ 이후 중단된 상태다.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 청산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주문이 폭증하자 블루오션이 시스템 문제로 거래 중단을 통보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안정적인 시스템이 확보되기 전까지 블루오션과 거래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뜻을 모았다.
금융투자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개장 시간이 늘어나 거래를 더 많이 할 수 있다 보니 주간 거래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