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장 마감 후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을 앞두고 시장의 움직임은 제한됐다. 미국 정부가 대중 장 후반 칩 설계 서비스 공급 중단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은 관련주의 약세로 이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4.95포인트(0.58%) 내린 4만2098.70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2.99포인트(0.56%) 하락한 5888.5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98.23포인트(0.51%) 하락한 1만9100.94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장 마감 후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H20의 대중 수출을 통제한 후 실적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엔비디아는 이날 0.51%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실적이 단순히 엔비디아 종목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US뱅크의 톰 헤인린 수석 투자 전략가는 "현재 경제가 침체를 피하고 기업 이익이 계속해서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주요 동력은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라며 "그리고 엔비디아는 기업들이 투자를 가속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IG 그룹의 악셀 루돌프 수석 기술 분석가는 "엔비디아의 장 마감 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지수와 국채 수익률 모두 뚜렷한 방향성을 잃고 이번 주 상승세를 멈춘 상태"라고 진단했다.

메인스트리트 리서치의 제임스 데머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실적은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전체 주식시장에 있어 중대한 분기점"이라며 "이 결과는 투자자들의 낙관론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인공지능(AI)의 잠재력에 집중하게 하며 워싱턴에서 나오는 관세나 세금 관련 뉴스보다 긍정적인 성장 서사에 주목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고용 전망을 악화하면 통화정책 결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기조는 연준의 기존 기조와도 일치한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시장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연준 의사록에서 새롭게 드러난 건 사실상 없다"고 평가했다.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으로 연준은 관망 기조를 유지하면서 통상 정책에 대한 추가적인 명확성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오메어 샤리프 설립자는 "현재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가 고용 시장의 하방 리스크보다 크다고 본다"며 "그래서 나는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부의 무역 협상에도 계속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무역 정책을 '겁먹고 물러선다'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 자신은 결코 물러선 적이 없으며 이것이 협상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특징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칩 설계 서비스 공급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로 관련주가 급락했다. 케이던스는 10.67% 내렸고 시놉시스의 주가 역시 9.64% 급락했다.
의류회사 아베크롬비앤드피치는 기대 이상의 실적에 14.68% 급등했다. Okta는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가이던스를 유지하면서 16.16% 내렸다. 게임스탑의 주가는 4710비트코인을 구매했다는 소식에 10.88%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1.85% 오른 19.3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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