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문제는 청년 극우다

2025-08-19

내란 예방 경제학

원승연 외 지음·생각의힘·1만9800원

12·3 불법 계엄에 대한 책임은 내란 수괴와 그 일당에게 묻는다고 치자. 더 큰 문제는 탄핵과 대선을 거치며 드러난 청년 극우의 존재다. ‘윤 어게인’을 외치는 집회에 대규모 인파가 결집하고, 법원을 습격해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한국사회가 심각한 병리 현상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로 참여한 13명의 경제학자는 “(극우 세력의 위협은)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근저의 구조적 원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한다. 이들은 극우 세력의 확산에 경제적 요인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국 경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살폈다.

책은 극우가 부상한 원인으로 저성장과 역동성 상실, 능력주의의 확산과 양극화 등을 꼽는다. 역동성의 상실을 짚은 대목은 인상적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단순히 성장률이 떨어진 것이 문제가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도전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는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중략) 교육열과 경쟁은 어느 나라보다 치열하지만 정작 교육과 경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생산적 창조가 아니라 안온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독점적 지위다.”

저자들은 “성장 동력 회복을 통해 청년들을 위한 기회를 확대하고 미래의 중산층을 두껍게 해야 한다”며 적극적 산업정책과 재정정책, 지역 균형 발전, 실거주 중심의 주택정책 등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전체 분량은 240쪽이 채 안 된다. 부담 없이 한국 경제의 당면 과제를 훑어보고 개혁 방향을 가늠하기에 좋다. 다만 각각의 챕터가 책 한 권을 써야 할 정도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보니 치열한 논증은 생략되고 당위론적인 설명이 대부분이라는 점은 아쉽다.

기억의 미래

정민환 지음·심심·2만1000원

저자는 두뇌 속 해마가 담당하는 ‘기억’과 ‘상상’이 추상적 사고를 가능케 하고, 인간을 혁신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어떤 경험이 혁신의 출발점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기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안에서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왜 싸우는가

크리스토퍼 블랫먼 지음·강주헌 옮김·김영사·2만9800원

왜 많은 국가가 평화를 원하면서도 전쟁을 선택할까. 저자는 전쟁의 원인을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그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평화란 갈등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며 긴박하지만 비폭력적인 대치가 가득한 ‘칸트적 평화’를 강조한다.

붉은 시대

박노자 지음·원영수 옮김·한겨레출판사·2만7000원

전간기(1·2차 세계대전 사이 시기) 식민지 조선의 사회주의 운동사를 조명한 책. 당시 조선공산당은 최저임금 보장, 산업재해 보상, 노동자 경영 참여, 토지개혁, 임신 중지 합법화 등 급진적인 의제를 우리 사회에 던졌다. 100년 뒤 한국사회가 고민하는 지점과 상당 부분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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