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000대 기업 28곳으로 축소…본사 이탈에 지역경제 ‘적신호’

2025-11-18

부산의 경제지형을 떠받쳐온 대표기업들이 외지로 빠져나가며 부산의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2024년 매출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 본사 기업은 28곳으로, 1년 새 3곳이 줄었다. 잇따른 본사 이전이 결정적이었고 지역 상위 기업 상당수가 실적 부진으로 순위가 떨어지면서 ‘기업 유출-매출 위축’의 이중고가 심화되고 있다.

18일 부산상공회의소가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토대로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1곳이던 부산 1000대 기업 수는 올해 28곳으로 감소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과 극동건설이 각각 성남·안양으로 본사를 옮긴 데 더해, 와이케이스틸이 매출 부진으로 1000대에서 탈락한 영향이 컸다.

부산 매출 1위는 2년 연속 부산은행이 차지했다. 우량 자산 중심의 외연 확대와 글로벌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냈지만,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PF 악재가 겹치며 전국 순위는 111위에서 119위로 내려앉았다. 전국 100대 기업 진입에도 실패했다.

2위는 르노코리아가 유지했다. ‘그랑 콜레오스’ 흥행과 북미 수출 증가로 매출이 3조7000억원을 넘어서며 전국 순위가 17계단 상승(156위→139위)했다. 다만 신차 판매가 하반기에 집중된 탓에 순위 개선 폭은 제한적이었다.

부산기업 중 가장 큰 폭의 순위 상승을 기록한 기업은 SM상선(577위→321위)이다.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로 해운 운임이 급등하고 건설·물류 부문 실적이 동반 개선되면서 94%라는 폭발적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화승인더스트리(561위→425위)도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웨어 ODM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36.8% 성장하며 136계단 상승했다. BNK투자증권, 태광후지킨, IML생명보험, 인터지스 등도 60~130계단씩 순위가 뛰었다.

반면 동원개발(682위→967위)은 자체공사 축소와 건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무려 285계단 주저앉았다. 대한제강(100계단↓) 등도 실적 부진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국 1000대 기업의 지역 분포에서도 수도권 집중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75%가 서울·경기·인천에 몰려 있는 반면, 부산이 속한 경상권 비중은 14.1%에 그쳤다.

부산 1000대 기업의 전체 매출도 36조2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1000대 기업 매출이 오히려 5.0%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으로 경기도 매출은 16.7%나 뛰었다.

부산 기업 가운데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르노코리아(1조 3322억원)였다. 하이브리드·전기차 생산라인 확충, 폴스타4 생산 준비 등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며 지역 내 최대 투자기업 자리를 굳혔다.

미래차 분야 연구개발(R&D)과 공장 자동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성우하이텍(6981억원)이 2위, 디지털 전환과 인적자원 투자에 집중하는 부산은행(4385억원)이 3위를 기록했다.

투자 비중 기준으로는 고려제강이 매출의 52%(2811억원)를 투자해 최상위였다. R&D 비중은 창신INC(투자금의 63%)가 가장 높았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올해 일부 지역 주요기업의 본사 이전으로 지역경제의 위상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재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해양 공공기관의 이전과 함께 해운 대기업 등 역외 기업 유치를 위한 정책도 추진되고 있는 만큼 기존 지역기업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정책지원이 병행된다면 부산경제의 위상을 다시 높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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