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회장은 후보 시절 공약발표를 통해 협회 인적 쇄신을 약속했다. 정 회장은 ‘다시 축구가 함께 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공약에서 거버넌스 혁신을 다짐했다. 공약집에는 ‘집행부 인적 쇄신 연령대별 현장 실무 경험 전문가 중심 구성’, ‘축구인 출신 행정가 양성’, ‘국제위원회 부활’, ‘유럽진출 센터 설치’ 등이 담겼다. 협회 인적 쇄신은 축구팬들이 가장 바라는 부분이다. 정 회장이 그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소위 ‘예스맨’을 중심으로 협회 행정을 이끌어온 것에 대한 팬들의 반감이 컸다.
최근 1년 슈퍼 스타 출신 축구인들은 정 회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성, 박주호, 이동국, 이영표, 안정환 등은 시기적으로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협회 행정을 비판했다. 이들이 주장한 것은 협회 행정 선진화·전문화·투명화로 집약되며 들의 의견에 많은 축구팬들이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정작 축구협회장 선거에는 슈퍼스타 출신 젊은 축구인들은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특정 후보도 지지하지 않은 채 현재까지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젊은 축구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협회 행정 조직 개편안을 조만간 발표하리라 예상된다. 한 축구인은 “스타 출신 인사들도 자기 이름만 이용한 상징적인 역할이 축구 개혁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들이 협회에 들어가서 진정한 개혁과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정 회장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협회가 형식적·상징적인 자리가 아닌 현실적·실질적인 자리를 젊은 인재들에게 주고 이들 또한 비판 등을 감수하고 이런 자리를 맡아야 하는 게 과제로 남았다.
△현장 중심의 겸손하고 진솔한 자세 △적은 보수 △비판을 감내하는 태도 등이 필요하다. 한 축구인은 “무엇보다 방송 출연 등으로 상대적으로 쉽고 대접받으며 돈을 벌려는 생각을 버릴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협회에 들어가 현장에서 일하는 것은 자기희생 없이는 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연예계 관계자는 “강호동, 서장훈 등은 자기가 선수로 뛴 종목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고 연예인으로서 활동에 집중한다”며 “지금 방송계에서 일하는 축구 스타들도 축구계로 돌아가고 싶다면 축구계 일을 진심으로 하면서 기회를 엿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축구계 종사자는 “축구판에 직접 뛰어들지 않고 밖에서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중의 지지를 받는 젊은 축구 스타들이 축구계에 진심으로 헌신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