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옥,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전통건축의 정수인 한옥이 세계를 향해 문을 열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옥 교육의 메카’로 자리 잡은 전북대학교가 있다.
전북대학교 한옥건축사업단(단장 남해경 교수)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2025년도 ‘한옥설계 전문인력 양성과정’과 ‘한옥시공 관리자 양성과정’에 모두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며 다시금 국내 유일의 ‘설계·시공 전 분야 선정 기관’이라는 타이틀을 확인받았다.
이로써 전북대는 한옥 전문교육 사업이 본격화된 이래 설계 과정은 연속 선정, 시공 과정도 3년 연속 선정이라는 독보적 기록을 이어가며 한옥 교육기관으로서 확고한 위상을 입증했다. 그동안 배출된 교육 수료생만 약 500여 명에 이른다. 이들 전문 인력은 전국 각지는 물론, 세계에서 한옥의 설계와 시공을 이끄는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 전북대 한옥건축사업단은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습 결과물로 제작된 정자 건축물을 사회적 약자 및 공공기관에 기부하고, 소외계층 집 고쳐주기 활동까지 펼치며 ‘지속 가능한 교육의 사회적 환원’을 실천해 왔다.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은 교육기관의 역할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문화적 든든함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전북대의 한옥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삼고 있다. 현재 베트남, 필리핀을 비롯한 약 10여 개국에서 20여 건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알제리, 미국, 호주, 독일, 불가리아 등과도 협약을 맺고 정자, 전통공원, 한옥마을 조성 등 한옥 수출을 현실화하고 있다.
베트남 퀴논시에는 한옥 홍보관과 주민센터, 어린이집 등으로 구성된 한옥 복합공간이 착공됐고, 필리핀 마닐라 중심지의 쇼핑몰에도 한옥 정자가 세워졌다.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40여 채의 한옥마을 건립이 추진 중이며, 호주 시드니에는 전통 정자와 공원을 포함한 ‘코리아 가든’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한옥 교육 인프라 또한 세계적인 수준이다.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한옥학과와 대학원 전공을 개설한 전북대는 온라인 공개강좌(K-MOOC)를 통해 ‘한옥개론’을 운영하며 누구나 한옥을 배울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동시에 미국, 일본, 그리스 등 국내외에서 해마다 10여 차례의 한옥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UNESCO 세계학술대회 등에서도 한옥의 아름다움과 과학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전북대가 꾸준히 쌓아온 한옥 교육과 세계화의 기반은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라는 별칭에도 깃들어 있다. 전북대 캠퍼스는 정문부터 한옥형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곳곳에 정자와 청사초롱 가로등, 분수대 등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고즈넉한 멋을 자아낸다.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마치 작은 한옥마을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이 들 만큼 한국적 미감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
전북대가 일군 교육과 실천의 시간들로 머지않은 미래, 전 세계 곳곳에서 ‘한옥의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될 터다.
남해경 전북대 한옥건축사업단장은 “전북대는 국내 최고의 한옥 전문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으며, 교육을 넘어 한옥의 세계화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한류문화가 세계를 감동시키듯, 한옥도 전통의 미와 철학을 담은 건축 한류로 확장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개설되는 교육과정은 더욱 탄탄하다. 시공 관리자 과정은 6개월, 설계 과정은 4개월로 구성되며, 전주는 이론교육의 중심지, 고창은 실습의 거점이 된다. 특히 고창캠퍼스는 전국 최고 수준의 실습 장비와 환경을 갖추고 있어 실무 교육의 현장성과 전문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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