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봇 운영, AI연구소 개소…‘보험 디지털’ 혁신 이끈다

2024-11-20

한화생명,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전 단계서 인공지능기술 활용해 고객 만족도 높여

인공지능(AI)이 전 산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사람(보험 설계사)과 종이(약관)로 대표되던 보험업계에도 AI 열풍이 불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한화생명은 10년 전인 2014년부터 AI 연구에 투자하며 미래를 준비해 왔다. 국내 보험사 중 가장 먼저 빅데이터 TF팀을 꾸리고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 첨단 AI 기술을 도입하며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왔다. 현재는 챗봇이나 자동 음성 안내 시스템을 넘어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전 단계에 걸쳐 디지털 혁신을 이루고 있다.

복잡한 과정 줄여 가입 장벽 낮추고, 고객 보장은 넓게

한화생명은 언더라이팅의 복잡한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머신 러닝 기반의 위험 평가 모델을 개발했다. 언더라이팅은 보험 가입 심사를 말하며, 개인의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보험사의 언더라이팅 단계는 보험금 지급이나 고객의 보험료 부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회사뿐 아니라 고객에게도 중요한 과정이다. 따라서 언더라이팅에는 과거의 경험 데이터와 의학적 지식 기반의 복잡하고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한화생명이 이번에 개발한 언더라이팅 시스템은 고객의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 가족력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위험도를 차별화해 평가한다. 기존에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만성질환자나 고령자도 실제 건강 상태에 따라 합리적인 보험 한도를 받을 수 있게 돼 보험 접근성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은 청년보다 더 많은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지만, 보험 가입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한화생명은 지속해서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더 많은 고객에게 공평한 보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 다양한 AI 기반 모델을 적용하는 등 업계 기술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보험료 파수꾼 역할 톡톡히 하는 ‘AI통합위험평가’ 도입

한화생명은 보험금 지급 업무에도 AI를 적용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운영하는 AI 모델 중 하나인 ‘통합위험평가’ 모델은 일반 심사 대상 건인지, 아니면 조사가 필요하거나 사기 위험이 높은 건인지 평가해 심사를 지원한다. 또한 통합위험평가 모델과는 별도로 ‘AI자동심사’ 모델을 통해 청구 정보를 기반으로 보험금 지급 시 심사 필요 여부를 판단해 심사를 지원하고 있다.

과거 보험사기 적발 건에 대한 학습을 통해 통합위험평가 모델에서 보험사기 위험 건도 선별하고 있다. 원거리 진료, 질병 발생 연령대 등 다양한 유형의 사례를 모델링해 데이터 분석 기반의 보험사기 모니터링 체계를 별도로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AI자동심사 모델 역시 과거 보험금 지급 결과를 학습한 머신 러닝 모델로서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청구 즉시 위험도 평가를 진행해 저위험 심사 건의 경우 시스템이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빠르고 정확하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업계 최초 딥러닝 기반의 문자 인식(OCR) 기술 도입

한화생명은 보험업계 최초로 AI를 활용한 딥러닝 기반의 문자 인식(OCR) 기술을 도입해 이미지 데이터 활용의 새 지평을 열었다.

매월 수백만 건에 달하는 고객의 청구 데이터는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의 적정성을 평가하거나 보험 상품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데이터로, 치료 내역과 비용 등의 상세한 정보가 포함돼 있다. 의료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치료 기술이 필요하기도 하고, 고객이 필요한 범위의 보장 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의 청구 데이터는 모두 이미지 형태로 저장돼 정형화된 양식 외에는 OCR 인식을 통한 활용이 어려웠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를 학습시킬 수 있는 AI OCR 솔루션을 도입, 다양한 양식의 데이터를 자유롭게 인식하고 분석할 수 있게 했다. 현재 OCR 솔루션을 활용해 보험금 심사 프로세스 자동화에 반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청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보험 상품 개발의 토대로도 활용 중이다.

콜센터 상담 품질 관리와 분석까지 담당하는 상담봇

비대면 문화 확산과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고객센터 방문보다 콜센터 문의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상담 인력의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금융사들은 AI 기반 고객센터인 AICC 구축에 힘쓰고 있다. AICC란 인공지능을 탑재한 음성봇이나 챗봇 등이 고객의 질문에 답하는 지능형 고객센터를 의미한다.

한화생명은 현재 크게 3가지 영역에서 AICC를 구축·개발하고 있다. 먼저 상담사들의 업무 중 AI 기술을 적용해도 종전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수준으로 품질이 유지될 수 있는 업무, 예컨대 신계약 모니터링과 같은 단순 반복성이 높은 상담 업무는 올 연말까지 AI 음성봇을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또한 내년 1분기 내에는 고객이 요구하는 키워드에 따라 즉시 응대가 가능하도록 매뉴얼을 제공하는 상담 지원 시스템은 물론, 상담 내용과 품질을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상담사 간 숙련도 차이에 따른 상담 품질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콜센터 상담 서비스를 접하는 고객의 편의성을 높여 만족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10년전부터 AI 연구에 투자하며 미래 준비해와

2024년은 한화생명이 빅데이터 TF팀을 꾸린지 10년째를 맞는 해다. 지난 3월 ‘AI실’을 신설하고, 6월에는 ‘AI연구소’를 개소하며 발전한 AI 기술 현실에 맞춰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생명 AI실은 현재 디지털 기반의 보험서비스 혁신을 위해 금융과 보험업에 기반을 둔 AI 기술 및 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적인 보험 용어와 상품 구조의 복잡성을 담은 자체 생성형 AI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일반적으로 1000페이지 넘게 다소 어려운 용어로 많은 내용이 담겨 있는 보험 약관을 쉽게 설명하는 상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AI연구소는 AI 기술과 금융의 융합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미국 스탠퍼드대 산하 ‘HAI’와 산학협력을 맺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2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AI센터를 개소해 글로벌 AI 역량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화생명은 그동안 고객과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첨단 AI 기술을 더해 내부적으로는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외부적으로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보험의 본질인 신뢰를 강화하는 게 한화생명이 추구하는 AI 혁신의 방향”이라며 “10년간의 준비와 도전으로 다져진 AI 기량으로 보험업계의 혁신을 선도하고 새로운 미래를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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