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학한림원 세운 이기준 前 서울대 총장 별세

2025-11-09

한국공학한림원을 설립하고 초대 회장을 지낸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전 교육부총리)이 9일 작고했다. 향년 87세.

고인은 1938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서울대사대부고, 서울대 공대 화학공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1년 서울대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조교수에 임명된 것을 시작으로 30년이 넘게 서울대 교단에 섰다.

1995년 한국공학한림원을 설립한 고인은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초대 회장을 지냈다. 1990년 서울대 공대 학장 자격으로 미국 학장회의에 참석했다가 미국과 스웨덴이 세계 ‘공학한림원(Academy of Engineering)’ 체계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단체를 만들게 된 배경이었다. 고인은 최근 한국공학한림원 30년사 인터뷰에서 “기술인과 연구자, 산업계와 학계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를 바꾸고 싶었다. 함께 국가 기술의 방향을 고민하며 사회적 책임을 나누는 장이 꼭 필요했다”며 “한국공학한림원은 바로 그런 문제의식과 시대적 요구에 대한 응답이었다”고 회고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공학 분야의 산업 혁신과 국가 미래전략 정책 제안, 인재 육성 방향 등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고인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제22대 서울대 총장으로 재임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에는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취임했으나 사흘 만에 사퇴했다. 이후 2008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회장, 2012년 한국산업기술대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과학기술 진흥과 인재 육성에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 고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저 개인적으로는 공학기술인이자 교육자로서 세상을 여는 데 기여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소회를 남겼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유족은 부인 장성자 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과 2남(이동주·이성주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며느리 임미란·이지영씨 등이 있다. 발인은 11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아산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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