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가 고래 삼켰다’ 한화, 아워홈 인수···단체급식 판도 바뀌나

2025-05-15

‘한화 삼남’ 김동선 부사장 주도

업계선 ‘범LG가 물량’ 어디로 갈까 관심

구지은 부회장 향후 반발 등 과제도

한화그룹이 국내 급식업체 2위로 연 매출 2조원대 규모인 아워홈을 인수했다. 급식업계 안팎에서는 그간 아워홈이 맡아왔던 범LG가 급식 물량이 어디로 갈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급식과 레저·식음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62% 인수를 위한 거래 대금을 지급했다고 15일 밝혔다. 다만 이번에 50.62%를 인수하고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 8%는 향후 2년 내 2차로 인수하기로 했다. 이렇게 주식 취득에 투입되는 금액은 총 8695억원이다.

아워홈 인수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주도로 추진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현장실사 등을 거쳐 7개월만에 아워홈이 한화 계열사가 된 것이다.

한화는 이번 인수로 급식 시장에 다시 진출하게 됐다. 단체급식·식자재 유통 사업 부문인 푸디스트를 2020년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에 매각해 시장에서 철수한 지 5년 만이다. 한화호텔 관계자는 “지금은 손을 뗐지만 30년 가까이 급식 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고물가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다른 외식사업과 달리 급식은 최근 지속적으로 성장 중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한화가 관심을 보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2조2440억원, 영업이익 88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이 2조원을 넘은 것은 아워홈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한화호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09억원, 138억원이다.

단체급식 업계는 지각변동을 예상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워홈은 삼성웰스토리에 이은 국내 급식업계 2위로, 자체 생산시설을 비롯해 전국에 물류망을 갖추고 있다. 범 LG가에 속해 다수 계열사의 단체급식을 맡아왔다.

단체급식의 경우 그룹 계열사나 친족 기업 계열사의 수의계약을 통해 성장해왔던 사업이다. 이에 따라 LG 관련 계열사들의 기존 단체급식 물량을 한화가 얼마나 지켜낼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나 CJ가 아워홈 인수에 나서지 않은 이유도 범LG가 이탈 급식 물량을 챙기는 게 이득이라는 계산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화도 계열사가 많은 데다 제조·생산시설이 많은 만큼 아워홈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안정적인 수익원이 보장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단체급식은 내부 거래 비판이 있어 최근 공개입찰 등을 통해 경쟁하는데, 한화가 계열사 물량을 아워홈에 주려고 한다면 이는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한화호텔 내 기존 사업들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데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특히 로봇 전문 계열사 한화로보틱스와 협업으로 푸드테크 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푸드테크는 식품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김동선 부사장이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기도 하다.

그러나 풀어야할 과제도 만만치않다. 아워홈 매각을 반대해온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이 법적대응이나 주주총회 등을 통해 계속 반발할 수 있다. 구 전 부회장은 현재 아워홈 지분 20.67%를 갖고 있다.

아워홈 노조 임금협상과 산업재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도 해결해야 한다. 노조는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이 결렬되자 지난 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지난달에는 아워홈 용인공장에서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인수대금 중 외부 차입 규모 크다는 우려도 있다. 한화는 2500억원을 출자하고 부족분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한화호텔 관계자는 “인수 대금의 3분의 1 이상을 마련하는 것으로, 자금 마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아워홈 인수를 통해 급식과 식자재, 유통, 외식 등 식음료 부문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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