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사무실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며 일본 기업들 사이에 ‘직원 식당’을 강화하려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점심 한 끼에 1만 원을 훌쩍 넘는 등 비싼 외식비로 인해 일부 직장인은 아예 점심을 거르기도 하는 실정이다.
요미우리신문은 13일(현지시간) 일본 기업들이 직원식당을 강화하고 있는 사례들을 자세히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장품 대기업 일본 로레알은 9월 하순부터 기존 덮밥·파스타 중심의 정형화된 메뉴를 뷔페식으로 전환했다. 신선한 채소 10여 종과 산지에서 바로 들여온 닭고기, 과일까지 한 접시를 550엔(한화 약 5200원)에 제공한다.
직원들이 “근처 식당은 너무 붐벼서 불편하다”, “저렴하고 만족스러운 점심이 드물다”, “채소가 풍부한 식단을 원한다”는 의견을 내자 회사가 직접 개선에 나선 것이다. 회사 담당자는 "많은 직원이 이용하고 있어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해당 식당의 운영을 맡은 기업용 케이터링 업체 CNC는 치바현 10개 농가와 계약을 맺어 저렴한 원가로 식재료를 공급받는다. 현재 로레알만을 대상으로 식당을 운영하지만, 2027년까지 50개 기업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재 서비스 대기업 파소루홀딩스도 코로나 시기 문을 닫았던 사내식당을 올해 6월, 5년 만에 다시 열었다. 물가 부담 완화와 더불어 재택근무로 줄어든 직원 간 교류를 되살리기 위한 조치다. 9월 이후에는 주 2회씩 야간에도 식당을 개방하며 알코올 음료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후지경제에 따르면 일본 내 사내식당 시장 규모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 9096억엔(한화 약 8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나 줄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회복세가 이어져 2024년에는 9720억엔(한화 약 9조1800억 원)에 달했다.
요미우리는 재택근무에서 사무실 근무로 복귀하는 흐름이 커지면서, 복리후생의 일환으로 사내식당을 강화해 운영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핫페퍼 그루메 외식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일본 직장인의 점심 예산은 평균 1250엔(한화 약 1만1800원)으로, 5년 연속 상승했다. 2020년(1039엔, 한화 약 9800원)보다 200엔 이상 올랐고, 점심을 아예 먹지 않는 근로자도 24%에 달했다.
츠유키 미유키 데이쿄대 교수는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 등으로 가계가 압박받는 상황에서 기업은 직원의 생활과 건강을 지키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또한 직원들 간 소통의 장으로서 사내식당이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