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가방앤컴퍼니가 해외 진출과 사업 다각화를 외치며 글로벌 유아복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외주 중심의 생산 구조와 변화 없는 지배구조, 실행력이 부족한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인해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아가방앤컴퍼니의 해외 매출은 2.8%에 불과하다. 국내 매출 비중이 97.2%로 절대적 수준이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 역시 2.6%로 비슷했다. 미국과 중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음에도 해외 사업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수년째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디즈니베이비', '에뜨와' 등 글로벌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해외 확장이 실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매출 흐름을 보면 변동성이 두드러진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하며 전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올해 해외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절대 금액이 크지 않아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 수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적 회복의 중심은 여전히 국내 시장이며, 해외 사업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생산 구조 또한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전 제품을 외주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평균 가동률은 83% 수준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수요가 줄어들면 외주 물량 축소로 대응하고, 수요가 늘어나도 설비 확장보다는 외주 조정을 선택한다. 이 때문에 재고 부담과 설비 투자 리스크는 낮지만, 시장 회복 국면에서 공격적인 생산 확대나 제품 혁신으로 연결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사업 다각화 전략도 실행력이 제한적이다. 아가방앤컴퍼니의 정관상 사업목적은 총 16개에 달하지만, 실제 영위 중인 사업은 절반 수준에 그친다.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콘텐츠, 지식재산권 라이선싱, 교육·출판 등은 정관에 포함돼 있으나, 매출이나 수익으로 연결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회사가 강조하는 '라이프스타일 기업' 전환 전략은 기존 유아동복 중심 매출 구조를 바꾸기에는 영향력이 미미하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변화 동력은 제한적이다. 아가방앤컴퍼니는 2014년 이후 중국 랑시그룹의 한국 법인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10년 넘게 이러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적 안정성은 유지되고 있으나, 추가 투자나 구조 개편,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 전략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 확대보다는 안정적 현금흐름 관리에 초점을 둔 관리형 경영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유아동 시장이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해외와 신규 사업이 실질적인 성장 동력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아가방의 장기적 성과 개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현재와 같은 구조가 유지된다면 외형 확대보다는 현상 유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온라인몰과 해외직접구매 확대, 육아 박람회 등 유통채널 다변화, 글로벌 SPA·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키즈라인 강화 등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모회사인 중국 랑시그룹과 협력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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