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추석 연휴 기간 112 신고가 지난해보다 4.4% 줄고 대형 교통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고속버스 기사가 졸음을 쫓기 위해 고추를 옆에 두고 운전한 사연이 온라인에서 뒤늦게 화제를 모았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동안 전국에 29만4773명의 경찰력이 투입된 결과 112 신고는 지난해보다 4.4% 감소했다. 출동신고(2.3%), 질서유지(12.7%), 재해·재난(8.0%) 등도 전반적으로 줄었다. 다만 범죄신고는 5.5%, 교통신고는 4.8% 소폭 증가했다.
특히 가정폭력(12.7%), 아동학대(14.0%), 교제폭력(21.0%) 등 시기적 특성이 강한 ‘관계성 범죄’가 늘어 경찰은 고위험군 중심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피해자 2만1199명을 전수 모니터링하고 이 중 4776명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집중 관리했다.
현장 활동도 강화됐다. 전국 4294개소를 사전 점검해 범죄 요인을 차단하고, 야간 형사 인력을 평소보다 36.6% 늘려 강력범죄 대응력을 높였다. 그 결과 폭력·강절도 사건 6593건을 검거하고 178명을 구속했다.
교통 안전 관리도 성과를 보였다. 일평균 고속도로 교통량은 57만2500대로 지난해보다 3.2% 증가했지만, 귀성·귀경길 교통관리와 음주운전(1832건), 기타 법규 위반(7445건) 단속을 병행해 대형 교통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이 몰린 전국 421개 지역에는 기동순찰대 3137명을 배치해 치안 관리를 강화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명절 특송 기간 얼마나 피곤했으면 고속버스 승무원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작성자는 “아침에 터미널에서 마당 정리를 하다 한 버스에 올라가 보니 운전석 옆에 고추가 놓여 있었다”며 “얼마나 피곤하셨으면...”이라고 적었다.
사진에는 운전석 옆에 초록 고추 다섯 개와 졸음 방지 껌, 견과류, 팩 우유 등이 함께 놓여 있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덕분에 장거리 편하게 다닐 수 있어 감사하다”는 훈훈한 댓글부터 “장은 괜찮으시려나”, "이제 졸음운전 예방도 캡사이신 시대냐", "고추는 혹시 비상식량인가요" 등 재치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