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역사 디지털화…시설관리·유지보수 ‘똑똑하게’

2024-12-13

■ [기획연재] 국가철도공단 스마트철도 시스템①

디지털 트윈, 첨단 설비 융합

철도역 공간정보 3D 모델링

시설물 관리·유지보수 통합 연계

4개 역사서 시범사업 진행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이용객 다수의 편의와 안전을 제고하기 위해, 공공시설물은 그 규모가 커지고 종류 또한 다양화하고 있다. 시설관리·유지보수에도 많은 인적·물적자원이 요구됨에 따라, 관리주체들은 공공 서비스 품질을 확보하면서도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이런 추세 속, 국가철도공단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스마트철도 시스템은 공공 인프라인 철도 시설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유지보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는다.

국가철도공단은 역사 내의 시설 운영 정보와 안전, 이용 상황을 한눈에 관제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반 통합 관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고속철도 4개 역사의 공간정보를 실사에 가까운 수준의 3차원(3D)으로 구현했으며, 데이터 연계가 필요한 모든 객체와 역사 운영 데이터베이스(DB)를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20년 설계를 시작으로 지난해 4개 역사에서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공단은 조만간 1년여간의 시범사업을 완료하고, 향후 통합 관제 시스템 운용 성과를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진짜 같은 디지털 트윈, 고품질 ICT로 구축

디지털 트윈은 말 그대로 디지털(Digital) 가상 세계에 현실의 쌍둥이(Twin)를 만드는 것으로, 다종·대규모의 ICT가 요구된다. 현실의 모든 데이터를 가상 공간에 동일하게 구축해야 하기에 막대한 정보를 생산하고 저장·처리하는 과정에서 ICT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사실적인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차량, 건물, 설비 등 크고 작은 객체들의 형상과 움직임·상태부터 주변 공간의 온·습도에 이르는 환경 정보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종류와 규모의 정보를 시시각각 수집하고 가상 공간에 입력해야 한다.

현실 세계에서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DB화하면 현실을 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반영하는 디지털 가상 공간을 만드는 밑거름이 준비된다. 이어 DB를 3D 모델링하면 현실의 물리적인 형상을 가상 공간에 재현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트윈을 현실 세계와 실시간으로 연동해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케 하면 실제 발생하는 사건이나 변경 사항이 디지털 트윈에 자동으로 시시각각 최신화된다. 가상 세계에서 작업 명령을 내려 현실의 설비에 제어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따라서 현실의 변수들을 가상 공간에 다양하게 많이 자주 반영하면 할수록 재현성이 높은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수 있다. 그런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이나 감시(모니터링)·분석 작업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이에 현실의 데이터를 다종·다량 수집해 가상 공간으로 연결하는 것이 디지털 트윈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이때 각종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기기, 초고속·초연결의 고품질 통신망이 십분 활용된다.

디지털 공간서 역사 관리 한눈에

국가철도공단은 디지털 트윈 기술로 역사 내·외부를 3D 모델링으로 구현하고, 역사 내 각종 센서와 시설물 데이터가 이와 연동될 수 있도록 주요 시설물을 객체화했다.

먼저 공단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시범사업을 통해서 우선적으로 고속철도 수서역·오송역·익산역·부산역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했다.

또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 역사 내 승강·공조·기계설비 등 역사 시설물의 자동 제어반, 화재 수신기, 환경 센서와 연계된 시설물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함으로써 현장과의 연동성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공단은 설비·시스템별 프로토콜과 상태 데이터를 통합 게이트웨이(GW)로 표준화, 단일 DB로 변환함으로써 디지털 트윈 플랫폼에서 역사 내 시설물을 통합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이에 필요한 디지털 트윈 서버·클라이언트, DB 관리 서버, 이벤트 서버, 통합관제시스템(EMS) 서버·클라이언트, 프로토콜 GW 서버, 통계 관리 서버, 개발 서버, L2·L3 네트워크 스위치, PoE 스위치, 서버 접근 제어 관리 PC, 스토리지 등 첨단 ICT 설비를 완비했다.

이로써 역사 시설물 관리 인력이 시설물의 정상 작동 여부를 직관적으로 감시함은 물론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기체의 온·습도와 오염도 등의 데이터까지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기존 개별적·분산적으로 수행해 온 시설 서비스 현황·이벤트 관리를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예를 들어, 시설물 이상 발생 시에는 장애 발생 위치가 층별 3D 모델링 위에 표시된다. 알림 메시지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도 팝업으로 곧장 확인할 수 있다.

열차 진출입도 애니메이션을 통해 철도 시설 운영자가 가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열차 운행 정보를 비롯해 역사 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과 시설 작동 정보가 종합적으로 표출된다.

안전·편의 서비스 품질 제고

고속철 이용 인구는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철도역이 지하철·버스 등과의 복합환승 시설로 변모하고 상업·주차시설까지 집적돼 군중 밀집 시설로서의 재난 안전 대비 필요성이 중요해졌다.

이런 환경에서 디지털 트윈과 접목한 스마트철도 시스템은 지능화한 현장 감시와 대피 안내로 재난 시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역사에 설치된 지능형 CCTV는 디지털 트윈과 연동돼 취약 구역의 이용객이나 시설물의 문제 상황을 빠르게 포착하고 관리자에게 알린다. 이는 이상 상황 시 선제적인 조치를 가능케 한다.

또한 역사 내 구역별로 시야가 제한되거나 구조가 복잡함을 고려하며 재난 시 인파 대피 유도·지휘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다. 이어 개량된 비상 대피 유도시설을 통해 최적의 대비 방법을 이용객에게 전달, 인명피해를 줄일 수도 있다.

안전뿐만 아니라, 이용객의 편의를 개선하는 데도 디지털 트윈이 한몫한다. 역사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한 공조 시설과 냉난방 설비, 전기, 수도 등 필수 인프라의 상태와 유지보수 판단을 위한 데이터를 디지털 트윈과 접목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덕분이다.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 시민이 직접 이용하는 시설의 안내와 가동상태는 물론 문제 발생 여부도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통해 관제할 수 있다. 특히 화장실에 설치한 재실 감지 시스템은 관리자가 개인정보 침해 우려 없이 응급상황을 인식하도록 지원한다.

공단은 향후 기상, 일조권 등 역사 외부의 데이터까지 연동해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시설 내 조명과 냉난방 영향을 디지털 트윈 플랫폼에서 모의 시뮬레이션·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디지털 트윈에 실시간으로 저장되는 철도 분야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설비 장애를 예측하고 체계적인 장기 개량 계획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역사를 새로 짓는 건설사업에서 모든 설비가 디지털 트윈 연동을 전제로 자동제어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한다면 철도 역사의 완전한 디지털 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공동기획: 국가철도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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