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음걸이 교정만으로 골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을 진통제 복용 수준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걸을 때 발 각도 등을 교정하면 관절 연골 퇴화 속도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대·유타대·스탠퍼드대 공동 연구팀은 의학저널 '랜싯 류머티스학'(Lancet Rheumatology)에 골관절염과 보행 자세의 연관성을 알아본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무릎관절염 환자 68명(평균 연령 64.4세)을 대상으로 걸을 때 발을 두는 각도를 바꾸는 것이 관절에 가해지는 추가 하중을 줄이고 관절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무작위 비교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이 러닝머신 위를 걷는 모습을 분석해 무릎 안쪽에 발생하는 최대 하중을 계산하고 걸을 때 발 방향을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5도나 10도 교정할 때, 어떤 게 무릎 하중을 가장 많이 줄이는지 추정했다.
이어 환자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눈 뒤 A그룹은 무릎 하중을 줄일 수 있는 발 각도로 걷도록 훈련하고, B그룹은 기존 자세대로 걷게 했다. 그렇게 1년 후 통증 점수와 MRI 검사로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발 각도를 조정한 A그룹 사람들은 통증 점수(10점 척도)가 1.5점 낮아졌으나, 걸음걸이를 바꾸지 않은 B그룹 사람들은 1점가량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일반의약품 진통제를 복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효과다.
실제로 걸음걸이를 교정한 그룹은 무릎에 가해지는 최대 하중이 4% 감소하고 무릎 안쪽 부위의 연골 퇴화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기존 보행 패턴을 유지한 그룹은 하중이 오히려 3% 이상 증가했다.
연구팀은 “각 환자의 보행 패턴에 맞게 발 각도를 조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무릎 관절염 증상을 완화하고 연골 손상을 늦출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연구”라며 “이 방법은 진통제보다 장점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