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 폭격 퍼부어도 방송 복귀…'국민 영웅'된 이란 앵커

이란의 유명 여성 앵커가 생방송 도중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황급히 피신했다가 곧장 방송을 재개해 이란에서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16일(현지시간) 스페인 EFE통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방송 IRIB 소속 사하르 에마미 앵커는 이날 테헤란 북부 IRIB 본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규탄하던 중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스튜디오에 연기가 차오르고 천장 일부가 무너지는 급박한 상황에 처했다.

방송에는 자리를 뜨는 그의 모습과 함께 방송국 직원들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송출됐고 이내 화면이 끊겼다. 이에 시청자들은 에마미 앵커와 IRIB 직원들의 안위를 염려했다.

하지만 몇분 뒤 에마미 앵커는 폭격 영향을 받지 않은 다른 스튜디오로 옮겨 방송을 재개하면서 원래 방송하던 스튜디오에서 기자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IRIB도 자사 직원 중에서 사망자가 나왔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중에 국영 방송국이 미사일을 맞는 유례 없는 상황을 직접 겪고도 의연하게 방송에 복귀한 에마미 앵커를 두고 이란에서는 찬사가 쏟아졌다.

이란 언론과 친정부 인사들은 에마미 앵커의 강인함과 용기를 높이 평가하며 '저항의 상징'으로 추켜세웠다. 일각에서는 그의 사진을 이란이 주도하는 중동 내 군사 네트워크인 '저항의 축' 핵심 지도자들 사진과 나란히 놓기도 했다.

아랍권 언론은 폭격에도 굴하지 않고 즉각 임무에 복귀한 에마미 앵커의 모습은 이란의 목소리가 적의 공격에 절대 묻히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기에 손색없었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