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서만 하루 4.4만 배럴 목표…SK, ‘제2페루’로 동남아 키운다

2025-05-12

12일(현지 시간) 찾은 베트남 붕따우시. 베트남의 경제 수도인 호찌민에서 남동쪽으로 70㎞ 떨어진 붕따우에 위치한 PTSC M&C 야드에서는 원유 생산 플랫폼 건조 작업이 한창이었다. 작업이 진행 중인 구조물은 해상에서 뽑아낸 원유의 기본적인 처리를 담당하는 탑사이드와 해저 지형과 이를 연결하는 하단 지지대인 자켓.

베트남의 석유·가스 기업의 자회사인 PTSD의 야드에서 건조 중인 두 구조물은 해상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설비다. 자켓은 해상 원유 생산 플랫폼 전체의 하단을 지지하는 구조물이다. 자켓 위에 설치되는 탑사이드는 해저에서 뽑아낸 혼합물에서 원유와 가스, 바닷물을 분류하는 시설이다. 바다 위에 설치된 생산 플랫폼에서 원유를 옮길 기본적인 작업을 진행한 뒤 원유선에 이를 옮기는 식으로 생산이 이뤄지는 것이다.

SK어스온이 4000억 원을 들여 만들고 있는 해상 원유 생산 플랫폼은 내년 8월까지 건조를 마친 뒤 해상으로 옮겨져 15-1/05 광구 황금낙타 구조에 투입된다. 올해 7월 건조 완료를 목표로 하는 자켓이 먼저 바지선에 실려 황금낙타 구조로 옮겨진다. 자켓은 원유를 뽑아내는 길을 먼저 터놓는 시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현재 자켓은 전체 공정의 75%가 진행됐고 작업장 해안가 인근에서 길이 60m의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바다로 옮겨진 자켓 위에는 내년 8월 건조를 마치는 탑사이드가 위에 얹힌다. 자켓에 이어 탑사이드까지 설치가 완료되는 내년 10월께부터 15-1/05 광구 황금낙타 구조에서는 매일 2만 배럴의 원유가 생산된다. 해당 프로젝트 지분 25%를 갖고 있는 SK어스온은 5000배럴의 원유를 확보하게 된다.

이 광구는 SK어스온이 베트남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두 번째 장소다. SK어스온은 1998년 15-1 광구에 지분을 투자했고 2003년부터 검은사자 구조에서 원유를 생산해오고 있다. 현재 SK어스온은 이 구조에서 매일 3500배럴의 원유를 확보한다. 이 밖에도 15-2/17 광구에 파트너로, 16-2 광구는 운영권자로 참여하고 있다. 두 광구는 현재 탐사 작업이 진행 중이다. 베트남에서만 생산-개발-탐사광구를 고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탐사가 진행 중인 15-2/17과 16-2 광구에서도 낭보가 이어졌다. 2023년 11월에는 16-2 광구에서 원유 발견에 성공했고 올해 1월에는 15-2/17 광구 황금바다사자 구조에서도 원유를 발견했다. 지난달에는 내년 하반기부터 원유를 뽑아내는 황금낙타 인근의 붉은낙타 구조에서도 원유가 발견됐다. 통상 자원개발 사업의 성공률은 10% 수준인데 베트남에서만 연달아 성공 사례가 잇따른 것이다. 특히 15-2/17 광구는 최소 1억 7000만 배럴의 잠재 자원량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SK어스온은 16-2 광구 내 유망지역인 붉은하마 구조에서 추가 탐사정 시추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하쿠류11’ 시추기가 현재 부둣가에 정박해 출항을 앞두고 정비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일본 회사에서 대여 중인 ‘하쿠류 11’는 최근 15-2/17 광구의 운영권자인 미국 머피사와 탐사에 성공한 바 있다.

노정용 SK어스온 동남아사업담당은 “SK어스온의 베트남 자원개발 사업은 15-1 광구의 안정적인 생산에 3개 광구까지 더해진다면 페루의 신화를 잇는 SK어스온의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어스온은 동남아시아를 제2의 자원개발 거점으로 낙점하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첨병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원유와 가스 등 44억 배럴의 자원이 매장된 동남아 최대 산유국이다. 특히 SK어스온이 광구를 보유 중인 쿨롱 분지는 베트남 내에서도 탐사 유망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원유 비중도 다른 지역보다 높아 수익성이 좋은 데다 불순물이 적고 정제가 용이한 고품질 경질원유가 대부분이라 상품성도 훌륭하다.

SK어스온은 베트남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자원개발 시장의 문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먼저 2022년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해상에 위치한 SK427 광구의 운영권을 획득했고 지난해는 해당 광구 권역 내 케타푸 광구 운영권까지 얻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말 정부 주관 광구 입찰에 참여해 2개 광구를 낙찰 받고 세부 계약을 조율하고 있으며 조만간 최종 계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SK어스온은 2023년 9월부터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 17/03 광구에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제2의 자원개발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1996년 8광구 지분 참여를 시작으로 30년 동안 SK 자원개발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한 페루는 일산 4만 4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10년 내에 동남아 지역의 생산량을 페루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최정원 SK어스온 호찌민지사장은 “자원개발 사업은 성공 경험이 있어야 다양한 전략을 짤 수 있다”며 “근거리에 광구가 위치해있다면 해상 원유 정제 시설을 여러 광구에서 공유하는 식으로 클러스터링 전략을 구사해 막대한 규모의 투자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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