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윤진식 무협 회장 "신통상·신산업·신시장으로 돌파구 찾는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무역 환경 속에서 신통상·신산업·신시장을 중심으로 한국 무역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진식 회장은 29일 올해를 돌아보며 "전례 없는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 700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반도체와 선박이 수출을 지탱했고, K-콘텐츠 확산에 힘입어 화장품과 식품 수출도 크게 늘며 수출 포트폴리오가 확장됐다고 했다.

윤 회장은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위기의 파고 속에서도 현장을 지킨 무역인들의 헌신"을 꼽았다.

다만 2026년을 둘러싼 대외 환경에 대해서는 낙관을 경계했다. 윤 회장은 "보호무역 강화와 통상 장벽 확산, 지역 분쟁과 전략 경쟁이 맞물리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우리 무역은 또 한 번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윤 회장은 내년 전략 방향으로 신통상·신산업·신시장을 제시했다. 주요국 통상 네트워크를 강화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핵심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고, 급변하는 통상 정책과 규제 동향을 현장에 신속히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수출지원 인프라 고도화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바이오, 에너지, 방산 등 신산업 분야 지원을 강화하고, 선진시장과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 진출을 병행해 수출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데이터 기반 맞춤형 지원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성장 사다리' 구축과 실무형 무역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창립 80주년을 맞아 무역센터 역할을 재정립하고, 디지털 전환에 부합하는 무역 인프라 혁신도 추진할 계획이다.

윤 회장은 "병오년은 열정과 추진력을 상징하는 붉은 말의 해"라며 "앞길이 분명하지 않을수록 과감한 실행으로 새로운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무역인 여러분,

희망찬 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6년 한 해에도 무역인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해 우리 무역은 전례없는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 7천억 달러 돌파가 예상되는 등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반도체와 선박이 우리 수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고,

K-콘텐츠의 세계적 확산에 힘입어 화장품과 식품 수출도 크게 늘어나며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습니다.

이 같은 결실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위기의 파고 속에서도 무한한 열정과 쉼 없는 노력으로 현장을 지켜주신 무역인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도 세계경제의 시계(視界)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각국은 경제안보를 명분으로 보호무역 장벽을 한층 높이고 있으며, 지역 분쟁과 전략 경쟁이 맞물리며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환경 속에서 우리 무역은 또 한 번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대외 무역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국무역협회는 신통상·신산업·신시장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우리 무역업계의 해외 진출을 더욱 입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가고자 합니다.

먼저, 글로벌 통상질서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주요국 통상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히 구축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핵심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고, 급변하는 통상 정책과 규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현장에 꼭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겠습니다.

아울러, AI 기반 수출지원 인프라를 고도화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외연 확대를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바이오, 에너지, 방산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연구와 지원을 강화하고, 선진시장과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를 넓히겠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겠습니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성장 사다리' 구축에도 힘쓰겠습니다. 테스트베드 운영과 글로벌 밋업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성장을 단계별로 지원하고, 급변하는 무역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실무형 무역 인재 양성에도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무역 인프라의 혁신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창립 80주년을 맞아 무역센터의 역할과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고, 디지털 전환과 미래 무역환경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인프라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무역협회가 현장과 더욱 가까운, 실질적인 지원 플랫폼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무역인 여러분,

한국 무역은 언제나 위기의 한복판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왔습니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시장을 넓히고, 변화의 신호를 기회로 전환하며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가장 먼저 이끌어온 주역이 바로 무역인이었습니다. 올해 역시 그 저력과 연대의 힘으로 한국 무역의 새로운 지평을 함께 열어가기를 기대합니다.

2026년 병오년은 열정과 추진력을 상징하는 붉은 말의 해입니다. 앞길이 분명하지 않을수록 멈추기보다 방향을 정하고 과감히 달려야 합니다. 붉은 말의 열정과 추진력으로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과감한 실행으로 새로운 기회를 선점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무역협회도 언제나 무역인 여러분의 곁에서 함께 뛰겠습니다.

다시 한 번 무역인 여러분의 건승과 값진 성취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6년 새해

한국무역협회 회장 윤 진 식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