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지시로 우리군이 날렸다 제보…10.16 재보선 때 ‘북풍’ 기획 의혹
국정원 개입 제보도…신원식 지시로 국정원 개발한 무인기 주장도 나와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지난 10월 평양 상공에 뜬 무인기는 우리군이 보낸 것이 맞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준비 작업이었다는 군의 제보가 알려진 가운데, 국가정보원도 10월 무렵 수차례 무인기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평양 쪽으로 비행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10월 초 국정원 일부 요원들에게 지시해서 국정원이 이미 개발해 두었던 무인기의 성능을 개량시켜 북측 상공에 띄워보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그 시점이 10.16 재보궐선거 시기였기 때문에 선거에 영향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평양에 보낸 무인기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지시에 따라 계엄령 발동을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는 군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김 전 장관의 고등학교 후배인 여인형 전 사령관이 있던 국군방첩사령부가 실무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려보냈을 때에도 김 전 장관은 왜 경고사격을 하지 않느냐고 난리를 쳤다. 사실상 계엄을 전제로 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두 의원이 받은 제보 내용과 미디어펜이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북한 상공으로 무인기를 날려보낸 것은 대북전단을 살포해 북한이 반발한 10월 초 단 한차례가 아니라 최소한 두차례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
한 군 관계자는 미디어펜에 “평양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한 무인기는 우리군 드론작전사령부에서 사용 중인 무인기로 현재 우리군에서 가동 중인 모델”이라고 밝히면서 “지난 7월부터 우리군이 수개월간 무인기를 이용해 삐라를 뿌리는 훈련을 했다. 당시 공개적인 훈련 명칭은 삐라 살포와 무관했지만, 훈련 목적은 원하는 구역에 삐라를 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남한 무인기 이륙 장소에서 평양까지 비행거리를 산정해 국내에서 야간시간대를 이용해 비행 연습도 했다”면서 “삐라 살포 훈련 중 목적지를 벗어나 우리 민간도로에 삐라를 살포해 황급히 회수를 했던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종합해볼 때 윤석열 정부가 기획하고 단행한 ‘평양 무인기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란 의혹이 커진다. 북한의 국지 도발을 통해 10.16 재보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향후 비상계엄 선포를 할 수 있는 근거로 삼으려 했을 수 있다.
박범계 의원과 박선원 의원이 제보받은 내용에 따르면, 비록 일부일 수 있지만 국정원과 합동참모본부의 지휘부가 연루돼있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국정원과 군 내부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3일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주장이 엇갈리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태용 국정원장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윤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